[12·20개각/배경과 의미]지역안배 신경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3분


중폭규모로 단행된 「12.20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李壽成(이수성)내각의 기본골격을 유지하며 일부 경제 사회 안보관련 부처를 보완한 것이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이총리와 韓昇洙(한승수)경제부총리 權五琦(권오기)통일부총리 등 내각의 핵심축과 李洪九(이홍구)신한국당대표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취임 이후 매년 연말 총리를 포함한 전면 개각을 단행해 왔던 김대통령이 당정의 핵심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즉 총리와 대표를 포함하는 당정개편은 신한국당의 차기 대선후보구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면적 당정개편은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할 내년 3,4월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는 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신한국당 출신인사들을 대폭 기용하며 지역안배도 고려했다는 점이다. 이번 개각에서 기용된 신한국당인사는 丁時采(정시채·전남)농림 姜賢旭(강현욱·전북)환경 金漢圭(김한규·대구)총무처 辛卿植(신경식·충북)정무1장관 등 4명이다. 신한국당 취약지역인 호남과 충청 대구지역 출신인사를 기용한 것은 김대통령이 이미 내년 대선을 의식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현 내각에 포진해 있는 한승수경제부총리(강원) 金佑錫(김우석·경남)내무 辛相佑(신상우·부산)해양수산 孫鶴圭(손학규·경기)보건복지 金胤德(김윤덕·전남)정무2장관 등 신한국당 출신 5명을 포함하면 24명의 국무위원(총리포함)중 9명이 신한국당 인사다. 이같은 당인사의 대거 포진은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유기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김대통령의 인식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셋째는 측근인사들에 대한 배려성이 강한 인사라는 점이다. 김대통령은 총재비서실장을 지낸 신경식의원과 김한규전의원을 각각 정무1장관과 총무처장관에 임명했으며 특히 지난 92년 대선과정에서 부산복집사건에 연루됐던 朴一龍(박일룡)경찰청장을 이례적으로 안기부1차장에 기용했다. 또 금융실명제 도입 실무주역을 맡았던 金容鎭(김용진)총리행조실장이 과기처장관에, 李源宗(이원종)정무수석과 관계가 밀접한 吳正昭(오정소)안기부1차장이 보훈처장에 임명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金德龍(김덕룡)정무1장관의 퇴진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장관은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장관직이 오히려 행보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장관의 퇴진은 신한국당 대선후보들의 움직임을 새해초부터 더욱 급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金東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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