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안보팀/특색]대북정책등 「강성외교」 예고

  • 입력 1996년 12월 6일 19시 57분


「워싱턴〓李載昊특파원」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집권 2기 외교안보팀을 정치적 고려와 실무능력이라는 두개의 기준을 갖고 인선했다. 그는 숙고 끝에 의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구체적인 외교현안에 순발력있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했다. 비전과 철학은 뒷전으로 밀렸다. 올브라이트를 국무장관에 지명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에게 표를 몰아준 여성 유권자들에 대한 「보답」의 성격이 짙다. 클린턴은 5일 인선내용을 발표하면서 이를 부인했지만 『어머니(2년전 유방암으로 작고)가 나를 보고 미소짓고 있다』는 말로 심정의 일단을 드러냈다. 올브라이트 카드는 의회와의 관계를 고려한 측면도 엿보인다.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올브라이트는 공화당의 보수 강경파들이 좋아하는 인물.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클린턴으로서는 이 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장관에 공화당 출신인 윌리엄 코언을 지명한 것도 마찬가지. 올브라이트나 코언은 능력 면에서도 평가받고 있다. 두 사람은 냉전 종식후 더욱 빈발해진 지역분쟁의 관리 및 해결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었던 앤서니 레이크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보내고 그 자리에 샌디 버거 부보좌관을 승진 기용한 것은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앞으로 새 외교안보팀의 정책 기조는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스타일이 전보다는 강성으로 치우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지명자의 경우 성격이 직설적인데다가 독재체제와 공산주의의 학정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원칙을 강조하고 덜 타협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유추가 나오고 있다. 클린턴정권의 대북(對北)정책의 두 축인 제네바합의 이행과 북한의 소프트 랜딩(연착륙)에 변화는 없겠지만 이를 실천해 가는 과정에서 보다 강경한 수단과 방법이 동원될 것 같다는 지적이다. 올브라이트는 이미 94년 6월 북핵문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을 때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바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을 규탄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주역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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