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즐겁게 바꾸는 기술? 그게 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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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실험공동체 ‘정치발전소’ 4년째 운영중인 박상훈 씨

“시민들이 정치를 통해 자신의 삶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정치적 효능감’을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지에 따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결정되니까요.”

2013년 2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치 교육을 하는 정치실험공동체 ‘정치발전소’(서울 마포구)를 설립한 박상훈 학교장(52·사진)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 혐오가 유독 심한 한국 사회에서 시민도 정치를 선용(善用)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며 공동체를 설립한 지 3년째. 이렇게 만들어진 정치발전소가 9월 비영리 공익 법인으로 거듭난다. 법인 이사장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3년 동안 다양한 정치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온 박 학교장은 “사단법인이 되면 각종 세제 혜택 등을 받는 대신 공익에 기여할 사회적 책임이 무거워진다”며 “기존 정치 교육 커리큘럼을 심화해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 활동가가 알아야 할 경제학, 복지학을 가르치는 경제학교, 복지학교를 비롯해 선거학교, 입법학교 등을 열 계획이다.

박 학교장은 그간 정치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 강좌를 열었다. 국회 보좌관을 양성하기 위한 ‘세상을 바꾸는 보좌관’ 강의에는 100여 명의 보좌관 지망생이 몰렸다. 현재 수강생 10여 명이 국회에서 인턴과 9급 비서로 활동하고 있다.

미래의 정치인, 언론인, 활동가를 길러 내기 위해 7월 시작한 ‘정치 저널리즘 스쿨’은 우수 학생에게 3개월 취재비 100만 원을 지원한다. 체험형 프로그램도 있다. ‘유럽 민주주의 기행’을 통해 유럽 선진국에 직접 가서 정치제도와 기구를 공부할 수 있다. 지난해는 10박 11일간 독일 연방의회, 정당, 연방정치교육원 등을 방문했다. 올 11월에 2차 기행을 떠난다.

박 학교장은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1983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운동과 거리를 두고 20년 가까이 정치학 공부에 매진했다. 그는 “정치발전소의 역할이 사라지게 하는 게 정치발전소의 궁극적 목표”라며 “상호 적대를 키우며 양극화된 한국의 정치 현실을 넘어 보수 진보가 제대로 경쟁할 환경을 만들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정치실험공동체#정치발전소#정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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