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능력,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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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평가단 박순애 부단장
“리스크 관리 못하는 전략 필요없어… 2016년부터 하루 1개 기관씩 심층 심사”

“공공기관이라면 불확실성을 잘 관리해야 한다. 위기관리가 안 된다면 기관의 전략이 왜 존재하겠나.”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현장실사가 21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박순애 경영평가단 부단장(52·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사진)은 공공기관의 위기관리 능력을 중점적으로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사태가 터졌을 때 기관의 대처 수준에 따라 평가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공공기관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돌발적인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박 부단장은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며 “메르스 때문에 공공기관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핑계를 대는 것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평가가 오히려 더욱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남북 경협이 불시에 중단된 것처럼 기관은 언제든지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위기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면 기관의 전략은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유가 위기에 6개 발전사(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민간 발전사와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하면 더욱 정확한 상대평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영평가단은 올해 중장기 기관혁신 전략에 대한 평가 배점을 2점에서 5점으로 대폭 강화했다.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더라도 중장기 경영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검토해 전보다 높은 점수를 주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현장실사에 투입되는 평가위원들의 시간도 대폭 확대됐다. 박 부단장은 “지난해까지는 하루 2, 3개 기관을 실사했지만 올해부터는 하루 1개 기관만 실사하도록 평가단 차원에서 내부 지침을 만들었다”며 “평가위원 입장에서는 시간 투입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철저하게 검토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 부단장은 “석유공사가 2009년 정부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의 경영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해외자원 개발 업체를 인수했는데 경영평가단이 그 목표치를 지적했어야 했다”며 “향후 공공기관의 전략 실패를 방지하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올해 경영평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평가위원 165명으로 구성됐으며 기관별 현장실사와 중간평정 등을 거쳐 6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평가 결과를 최종 발표한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박순애#공공기관의 위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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