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화탐사선에 동승해 영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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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슐링크 박경리문학상 수상 소감

25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제4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수상자인 베른하르트 슐링크 씨, 김지하 시인, 오탁번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 원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5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제4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수상자인 베른하르트 슐링크 씨, 김지하 시인, 오탁번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 원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토지문화재단이 박경리문학상을 해외 작가에게 준다는 사실은 한국이라는 문화적 해상국가가 얼마나 다른 문화에 열려 있고, 얼마나 그에 대한 탐사를 열심히 즐기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입니다.”

제4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독일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 씨(70)는 25일 강원 원주시 흥업면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박경리 선생의 위상만큼이나 크고, 이전 수상 작가들의 명성만큼이나 훌륭한 상을 제 이름으로 이어가게 된 것은 영광”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경리문학상은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 박경리문학상위원회, 강원도와 원주시,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다. 올해 수상자인 슐링크 씨는 ‘책 읽어주는 남자’ ‘귀향’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자행한 반인간적인 학살과 문명의 파괴에 대한 독일인의 무한책임을 중심 주제로 다뤄왔다.

그는 “우리는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이 문화의 바다를 항해하면서 다름 속에서 공통적인 것을 발견하고, 서로간의 만남을 통해 풍요로워지며 새로운 인식과 질문에 도달한다”며 “각 나라는 하나의 문화적 섬이며 여러분에게 독일이, 제게는 한국이 꾸준히 탐사해야 할 문화적 섬”이라고 말했다.

슐링크 씨는 박경리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과 만났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박경리 선생의 작품뿐 아니라 다른 한국 작가 작품들을 찾아 읽으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똑같은 유행과 패턴을 따르는 획일화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다양성과 새로움을 접할 수 있는 영역은 저마다의 특색이 살아 있는 문화뿐이다”고 말했다.

이어령 박경리문학상위원회 위원장은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슐링크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독일의 과거 역사와 그 세대의 아픈 상처를 과감히 드러내 열어본 다음 다시 봉합하고 치유하는 데 평생을 바친 용기 있는 작가”라며 “비슷한 상황과 고뇌 속에서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글을 썼던 박경리 선생의 문학세계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오탁번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 원창묵 원주시장,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슐링크 씨는 28일 낮 12시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우리는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란 주제로 박경리문학상 수상작가 초청 강연회를 갖는다. 30일 오후 7시에는 주한 독일문화원에서 작가낭독회를 연다.

원주=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박경리문학상#베른하르트 슐링크#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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