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한국인 삶의 백과사전 보여줘” 박경리문학상 시상식 러 울리츠카야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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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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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수상 후보를 세계로 넓힌 박경리문학상의 첫 외국인 수상자가 된 러시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씨. 원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올해부터 수상 후보를 세계로 넓힌 박경리문학상의 첫 외국인 수상자가 된 러시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씨. 원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박경리의 작품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박경리는 우리(세계인)에게 한국인의 삶에 관한 백과사전을 보여줬습니다.”(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올해 세계문학상으로 거듭난 제2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이 27일 강원 원주시 백운아트홀에서 열렸다.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 박경리문학상위원회,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박경리문학상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박경리 선생처럼 자국의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올해 수상자가 된 러시아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69)는 “(문화적) 오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문학과 영화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며 문학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남 통영시를 배경으로 한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을 예로 들며 “통영을 배경으로 한국인의 역사, 인간관계 체계,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입고 어떤 일을 하며 생활하는지를 훌륭히 담아냈다”고 말했다. “‘김약국의 딸들’과 자신의 소설 ‘메데이아와 그녀의 아이들’에서도 많은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그는 밝혔다. “문화적 차이가 있음에도 우리는 가족, 인간의 존엄, 명예, 충성이라는 동일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는 내 작품과 한국이 낳은 위대한 작가 박경리 사이에 유전적 유대 관계가 있음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울리츠카야는 “우리가 변하고 있는 것보다 세상이 더 빨리 변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인, 한국인, 유럽인, 미국인이 모두 동일하게 겪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이해가 깊어지는 점과 정치적 갈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홍구 박경리문학상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울리츠카야의 수상을 축하하고 토지문학상이 한국을 넘어 세계의 문학상으로 거듭나 지구촌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울리츠카야의 작품이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에도 많은 기여를 한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윤초 서울예대 교수의 판소리, 금난새와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테너 강무림, 소프라노 박성희 등의 공연이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원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박경리문학상#울리츠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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