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김중만 ‘독도는 우리 땅’ 진실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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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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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사계절 렌즈에 담아 내년께 전시회 열 것”

사진작가 김중만 씨가 그의 사진전 ‘이지적 우아함’에서 선보일 사진들의 견본 위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회화를 사진으로 재현해낸 작품들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사진작가 김중만 씨가 그의 사진전 ‘이지적 우아함’에서 선보일 사진들의 견본 위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회화를 사진으로 재현해낸 작품들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독도는 강하고 외로운 곳이더군요. 해변은 거칠고 작고 볼품도 없었지만 그 위를 걷는 순간 아주 강한 정기(精氣)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작업실에서 만난 사진작가 김중만 씨(58)는 사진전을 앞두고 있는데도 ‘독도 프로젝트’부터 화제에 올렸다. 동북아역사재단과 해양경찰청의 의뢰를 받아 독도의 사계절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독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았지만 동도 수비대 뒤편에 있는 계곡은 압권이었습니다. 높고 가파르면서도 좁은 계곡이죠.” 현재 인천 옹진군 굴업도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그는 “서해안의 섬들이 여자처럼 아름답다면 독도는 남성미가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8월 독도를 찾아 이곳저곳을 촬영했다. 다음 달과 한겨울, 그리고 괭이갈매기가 찾아오는 내년 5월에도 독도의 아름다움을 필름에 담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 간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역사적 진실이기 때문에 일본의 주장에 일일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머리에 태극기를 두르고 애국가를 부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데 간혹 이성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때도 있는 듯합니다.”

김 씨는 11일부터 이달 말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이지적 우아함’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사진으로 재현한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파이프처럼 보이는 그림 아래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고 쓰인 ‘이미지의 배반’, 중절모를 쓴 신사의 얼굴이 초록색 사과로 가려져 있는 ‘대전쟁’ 등은 마그리트의 대표작이다. 그는 “사진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루이까또즈, KT&G와 협업해 여는 이번 전시회의 수익금은 모두 유니세프에 기부한다.

김 씨는 5년 전 상업적 목적의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수익금을 기부할 때만 기업과 함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상업사진은 비싼 장비(사진기)로 집세를 버는 일이었지만 50대에 접어들자 ‘순결한’ 사진을 찍고 싶어졌어요. 이제 한국인의 정체성과 감성으로 완성도 높은 사진 찍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됐습니다.”

평소 연간 17억 원 정도를 벌던 그의 수입은 상업사진을 포기한 첫 해 8000만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는 “그 덕인지 현재 소더비에서 제 사진이 3만 달러(약 3330만 원)에 팔릴 정도로 인정을 받게 됐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국내에서는 회화, 조각, 사진 등 전 분야를 봐도 해외에서 한 작품에 10억 원 이상 받는 작가가 없다”며 “우리나라에도 한 점에 20억 원 이상 호가하는 작가들이 나와야 그 자본으로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사회공헌 차원에서 2007∼2010년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며 축구 골대를 만들어줬던 그의 다음 목표는 ‘예술학교’다. “이젠 소외된 지역에서 예술가 친구들과 함께 아이들의 예술성을 키워주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일단 근영이(문근영)랑 인권이(전인권)는 한다고 했습니다. 허허.”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김중만#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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