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1위’가 바로 저기에… 싸이, 갈데까지 가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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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싱글차트 11위…1위땐 아시안팝 49년만의 대사건

‘아시안 팝’이 반세기 만에 미국 음악시장의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빌보드 핫100’(싱글 차트) 11위에 오르며 미국 시장을 강타한 싸이(본명 박재상·35)는 21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서도 메인 사진을 장식했다.

싸이가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를 경우 아시아 출신의 뮤지션으로서는 두 번째로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정확히는 1963년 3주간 정상을 차지한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에 이어 49년 만이다. ‘스키야키’는 엔카풍으로 따라 부르기 쉬우면서도 쓸쓸한 느낌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열었고 전 세계에서 1300만 장이 팔렸다.

‘빌보드 핫100’이 1958년 생긴 뒤 아시안 팝이 5위권에 진입한 것은 사카모토 규 외에는 1977년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길라르가 부른 ‘아나크’가 5위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2010년 한국계 멤버로 구성된 미국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1위에 올랐지만 국적이나 음반사 소재지 모두 미국이었다.

빌보드 핫100 ‘넘버 원’은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음악시장의 정점에 오른 것을 의미한다. 1936년부터 시작된 빌보드 차트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해 왔으며 100여 개의 분야별 차트 중 핫100은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함께 ‘빌보드의 꽃’으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26일 발표되는 차트에서 5∼10위권 진입을 낙관하며 조심스레 1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차트는 음반 판매량,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수, 방송횟수를 종합해 집계된다. ‘강남스타일’은 미국에서 음반으로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횟수와 음원 다운로드 수로만 경쟁해야 한다. 싸이의 강력한 ‘무기’는 6일째 정상을 지키고 있는 아이튠스 음원 다운로드다. 아이튠스는 미국 음원 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다.

김작가 대중음악 평론가는 “지난주에는 아이튠스 음원 다운로드로, 이번 주에는 방송 출연으로 힘을 받은 만큼 막바지 현지 홍보 활동이 얼마나 뒷심으로 작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싸이는 21, 2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에 출연한다.

‘강남스타일’은 현재 차트 20위권 내에서 가장 상승세가 뚜렷하다.

다음 주 차트 정상권에 혜성처럼 나타날 대형 싱글 곡이 없다는 점도 싸이에게는 호재다. 지난주 55위로 등장해 12위로 뛰어오른 카니에 웨스트의 ‘클리크’가 다음 주 정상권에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의 김지웅 차장은 “현재 차트 최상위 곡들이 하나같이 소폭 상승세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정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강풍에서 ‘태풍’으로 바뀌고 있는 싸이의 인기는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1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전염성 있는 비디오가 선전물로 다뤄지다(Viral Video Gets Propaganda Treatmen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에서도 ‘강남스타일’을 선전물로 패러디할 정도로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강남스타일’이 미국과 영국 등 30개국 아이튠스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싸이#강남스타일#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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