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지휘 北 아리랑 선율, 파리의 밤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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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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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30분 라디오 생중계
1900여 佛 관객 박수갈채

해외 유학파 청년들로 구성된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이 마에스트로 정명훈 씨(사진)의 지휘 아래 프랑스 파리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뽐냈다.

은하수 관현악단은 14일 오후 8시(현지 시간) 파리 개선문 인근 ‘살 플레옐’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 및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합동연주를 갖고 2시간 30분 동안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1900여 명의 관객이 찾았고 공연은 라디오프랑스를 통해 생중계됐다.

1부 단독공연에서는 해금, 가야금 등 한국 전통악기를 곁들인 북한 고유 음악과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4곡이 연주됐다. 해금과 가야금 연주자는 흰색 저고리와 꽃분홍색 치마를 차려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악장 문경진 씨는 바이올린 협주곡이 끝난 뒤 3차례의 커튼콜을 받은 뒤 ‘늴리리야’를 앙코르로 연주해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2부에선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과 공동으로 브람스 교향곡 1번과 아리랑을 연주했다. 정 감독은 아리랑이 끝난 뒤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자 1부에서 은하수 관현악단을 이끈 윤범주, 이명렬 지휘자를 대동하고 나와 함께 인사한 후 앙코르곡으로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정 감독은 “아리랑은 남북이 분단되기 전부터 온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다. 지금 한국은 둘로 갈라졌지만 한 민족이고 한 가족이다”며 “오늘의 남북 음악교류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꼭 남북한 합동공연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합동공연이 이뤄지면 꼭 베토벤의 곡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은하수 관현악단의 첼로 연주자 박은일 씨는 “해외 연주가 처음인데 공연 준비를 하며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통일된 나라에서 남북이 함께 연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주재 북한대표부 윤영일 대사를 비롯한 북한 관계자 수십 명도 끝까지 공연을 지켜봤다. 몇몇 북한 여성은 전통 한복 차림이어서 눈길을 모았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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