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합격 ‘쌍둥이 형제’ 장훈고 신기성-기남군 “우린 경쟁자이자 최고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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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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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 신기남(왼쪽) 기성 군.
쌍둥이 형제 신기남(왼쪽) 기성 군.
“제일 가까운 곳에 경쟁자이자 멘토가 있어 공부에 도움이 됐어요.”

쌍둥이 형제 모두 서울대에 합격한 신기성 기남 군(18·서울 장훈고 3학년) 이야기다. 동생 기남 군은 2일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합격 통보를 받았다. 형 기성 군은 이미 수시전형으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와 KAIST에 합격했다.

초중고교 모두 같은 학교를 나온 신 군 형제는 항상 경쟁자였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같은 이과다 보니 시험 때마다 전교 1, 2등을 놓고 다퉜다. 기성 군은 “쉬려다가도 기남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밀리겠다는 생각에 다시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기남 군은 “친구들도 우리를 두고 ‘이번엔 누가 더 잘했다’며 비교하니까 서로 경쟁하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고 했다.

쌍둥이는 서로에게 멘토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을 한 번도 다녀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기성 군은 “나는 물리를 잘하고 기남이는 생물을 잘해 서로 잘하는 과목을 가르쳐주고 모르는 문제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학원 한 번 다니지 않았어도 신 군 형제는 고등학교 때 전국 수학학력 경시대회, 서울시 고교 과학탐구대회, 서울시 과제연구발표대회 등에서 상을 휩쓸었다. 김종남 교사는 “서울대 합격생들이 ‘학원은 안 다녔다’고 말하면 믿지 않았는데, 기성 기남이는 정말 스스로 해냈다”며 웃었다.

학교도 쌍둥이 형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기남 군은 “매일 오후 11시까지 학교 자율학습실에서 공부했는데, 과목별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감독을 하셔서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쌍둥이지만 두 형제의 꿈은 다르다. 기남 군은 “식량자원에 관심이 많은데 열매가 많이 열리는 품종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 군은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기계과에 진학해 자동차 엔진을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 군은 KAIST에 최종 등록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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