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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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서 존경받는 ‘코리안 아메리칸’ 3인의 비결

13일 미국 워싱턴 시내 윌러드 호텔.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미주한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1903년 첫 한국 이민자 102명이 하와이 땅을 밟은 이날을 기념해 미국의회는 2003년 미주한인의 날로 선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으로서 미국사회에서도 존경받는 3명의 ‘코리안 아메리칸’이 참석했다. 서남표 KAIST 총장(74),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71), 석지영(미국명 지니 석·37) 하버드 로스쿨 교수가 그 주인공. 이들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며 성공 비결을 공개했다.

서 총장은 1970년대 자신이 교수로 재직했던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미국의 KAIST’라고 소개해 좌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연방정부에 근무한 경험을 시작으로 숱한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는 서 총장은 “나의 성공은 한국과 미국사회가 너그럽게 제공한 기회가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단돈 16달러를 주머니에 넣고 미국으로 건너와 국제금융 분야 최고의 학자로 성공한 비결을 소개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세계은행(IBRD) 선임연구원을 거쳐 아시아개발은행, 미국 중앙은행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한 그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애정과 헌신은 더 큰 목표를 만들어 내고 그 목표를 추구해 가는 과정에서 성공이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하버드 로스쿨에서 여성으로는 첫 아시아계 종신교수가 된 석 교수는 “어릴 적 갑자기 바뀐 나라, 문화와 언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지만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들었고 상황을 헤쳐 나가는 힘을 키웠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어머니에게서 책을 찾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보고 싶은 책을 찾아다니며 혼자서 은밀한 발견을 하는 즐거움을 누렸고 자유를 추구하는 힘을 키웠던 것 같다”며 “법학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어머니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 하버드 로스쿨 동료 교수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유대인 노아 펠드먼 씨가 남편이기도 한 석 교수는 “한국의 가정에서는 부모에게 질문하고 도전하는 것이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반면 유대인 가정은 오히려 자식들에게 논리적으로 부모의 잘못을 지적해 보라는 식의 훈련이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석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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