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 어려움 해소할 정책적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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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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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성과학기술자상에 김성은-신용현-김지영 씨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동아사이언스가 주관하는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이학 부문에 김성은 세종대 천문우주학과장(43), 공학 부문에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49), 진흥 부문에 김지영 경희대 생명과학대 교수(61)가 선정됐다. 교과부는 1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이학 부문 수상자인 김성은 교수는 우리 은하의 위성은하인 ‘마젤란은하’ 내부 성간물질(星間物質)을 연구해온 학자다. 성간물질은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우주공간의 물질을 뜻한다. 별은 차가운 성간물질로 만들어진다. 마젤란은하는 중금속 함량이 낮다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초기 우주가 갖는 특성이다. 김 교수의 연구는 초기 우주에서의 별 생성을 이해하는 데 기반이 되는 분야다.

김 교수는 어린 시절 ‘우리는 어디에서 왔나’, ‘우주의 근원은 무엇일까’ 같은 물음에 해답을 찾는 꿈을 꿨던 호기심 많은 소녀였다. 그는 “우주과학이나 철학, 종교에 관한 교양서를 즐겨 읽었다”며 “대학에 진학할 무렵 천문학과와 철학과를 두고 고민하다 수학을 좋아해 천문학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후 천문학자의 길을 걷게 된 김 교수는 지난 12년간 마젤란은하에 관해 60여 편의 논문을 냈다. 이 중 마젤란은하의 성간물질에 관한 논문들은 500회 이상 인용될 만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신용현 책임연구원은 진공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공학 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진공은 대기압보다 낮은 공기 상태를 뜻한다. 신 연구원은 “진공기술은 반도체, 항공우주, 핵융합 등 첨단산업에 쓰인다”며 “한국의 진공기술은 대기압력의 1016분의 1 수준으로 진공을 만들 만큼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진공을 정확히 측정하고, 진공 상태에서의 재료 특성이나 제품 생산 공정 등을 진단하는 기술을 연구해온 신 연구원은 최근 4년간 관련 논문 24건, 특허등록 36건의 성과를 냈다. 또 그가 주도한 ‘극청정 진공기술 기반 구축사업’은 2007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연구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진흥 부문을 수상한 김지영 교수의 연구 분야는 진핵세포에서의 유전자 발현 조절이며 최근 3년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에 16편의 논문을 냈다. 이번 수상에서 김 교수는 여성과학기술계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한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각계에 흩어져 있던 여성과학단체들을 모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2003년 출범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으며, 2008년에는 회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의 비율은 13%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국가 중 27위”라며 “여전히 한국 여성 과학기술자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일과 가정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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