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美 오스트롬 - 윌리엄슨 공동수상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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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연구로 기존 경제학 한계 극복
경제학賞 첫 여성 배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 인디애나대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76·여)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올리버 윌리엄슨 교수(77)가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 ‘경제 지배구조(governance)’ 연구를 통해 경제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오스트롬 교수와 윌리엄슨 교수를 200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롬 교수는 1968년 노벨 경제학상이 창설된 뒤 첫 여성 수상자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기업과 국가 경제의 지배구조는 세계 경제계의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서 나타난 것처럼 임직원의 과도한 보너스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 실패는 뉴욕 월가에 만연한 해악 중 하나였다.

두 교수는 기존 경제학의 기본 전제인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 신제도주의 경제학자로 꼽힌다. 지난해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국제무역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했다’는 이유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도 주류경제학에서는 관심이 덜했던 신제도주의 학자가 선정된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이 경제학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지배구조 연구를 첨단 학문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오스트롬 교수는 조직 구조나 조직배열뿐 아니라 규범 및 가치체계 등도 인간의 합리성을 제약하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 선택뿐 아니라 이 선택을 규정하는 제도적 환경까지 함께 생각한 것이다. 윌리엄슨 교수는 지배구조 분석을 통해 기업의 존재 이유를 입증했다. 그는 1975년 발간한 ‘시장과 위계’라는 책에서 시장경제 속에서 기업이란 위계적 조직이 효과적인 생산조직으로 활동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탐구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1970년대 이들의 연구를 시작으로 신제도주의가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며 “이번 노벨 경제학상 선정은 비합리적 요소를 지나치게 배격해온 기존 경제학 및 금융체계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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