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나이스비트 “여전한 기업규제-시위에 깜짝 놀라”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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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한국의 미래가 밝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국 정부가 각종 규제로 외국인 투자와 경제적 자유를 위축시킨다면 이런 낙관론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저서 ‘마인드 세트(Mind Set)’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존 나이스비트(사진) 중국 난징(南京)대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세종로 정보통신부 대회의실에서 ‘한국과 세계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나이스비트 교수는 앞으로 10∼20년 동안 세계화와 탈집중화가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가 더욱더 긴밀히 연결되고 있으며, 세계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지역과 기업 등 국가보다 작은 경제 단위의 자율성과 힘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어제 서울시내에서 벌어진 시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세계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에서 반(反)세계화 시위를 볼 줄은 몰랐습니다. 여러 차례 방한했지만 기업을 통제하려는 한국 정부의 ‘규제 제일주의’도 여전하더군요.”

그는 중국이 발전을 거듭하는 이유로 지방정부의 경제적 분권화를 꼽았다. 지방정부 간 경쟁이 자율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통제와 규제의 계획경제로는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는 게 나이스비트 교수의 경고다.

“인도가 네루식 계획경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중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입니다. 러시아도 중앙집권의 한계로 정치·경제적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나이스비트 교수는 21세기 초반의 50년간은 20세기와 같은 급진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비트 교수는 앨빈 토플러와 함께 세계 미래학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을 가리키는 ‘메가트렌드’란 용어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1982년부터 발간된 메가트렌드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부 이상 팔렸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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