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벨’ 苦學 여고생에 온정손길

  • 입력 2004년 11월 8일 2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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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을 울린 경기 파주시 문산여고 3학년 지관순양.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한 지양을 담임 김진희 교사가 칭찬해주고 있다.[사진제공 문산여고]
골든벨을 울린 경기 파주시 문산여고 3학년 지관순양.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한 지양을 담임 김진희 교사가 칭찬해주고 있다.[사진제공 문산여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고학 여고생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사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다.

경기 파주시 문산여고 3학년 지관순양(18)은 7일 방송된 KBS의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에서 50문제를 모두 맞혀 골든벨을 울렸다.

지양은 집안에서 오리를 기르며 생계를 돕느라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나 검정고시로 중학교에 입학했다. 이후에는 학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갔다.

문산여고에 진학해서는 친구들보다 30분 먼저 등교해 급식으로 나오는 우유를 배분하는 일부터 해야 했다. 월 5만원의 근로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다.

지양은 올해 들어서는 일을 그만두고 독서량을 늘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전국 248개 고교가 참가해 43명만 배출한 골든벨 타종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지양은 “대학에 진학하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왜곡되는 현실을 바로잡는 학자의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양이 사는 파주시 문산읍 운천2리 주민들은 7일 돼지를 잡아 유화선 파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잔치를 열기도 했다.

한편 서산장학재단(이사장 성완종 대아그룹 회장)은 8일 지양에게 대학진학시 1학년 2학기부터 졸업 때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학 입학금과 1학년 1학기 등록금은 이 프로그램 후원사에서 제공한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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