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치의 서울대 송인성교수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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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차기 ‘어의(御醫)’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송인성(宋仁誠·57·사진) 교수로 낙점됐다.

송 교수는 20일 “청와대 의전실로부터 19일 주치의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대통령이 건강한 몸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면서 건강을 책임지기 때문에 보건복지부 장관 못잖은 권위를 갖는 의료계의 상징적인 자리다. 이 자리는 서울대 의대 출신이 줄곧 맡아왔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때 연세대 내과 허갑범(許甲範·현재 허내과 원장) 교수가 맡았다. 서울대 의대로서는 이번 재탈환을 통해 명예 회복에 성공한 셈이다.

송 교수는 국내 위염 및 위궤양 환자의 70% 이상이 위 점액층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때문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내 치료 지침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또 이온수를 이용한 변비 치료법, 염증성 장염 치료제 등을 개발해 이 분야의 치료를 주도하고 있다.

송 교수의 가계는 4대가 의사인 의사 집안이다. 할아버지 고 송영서(宋榮瑞)씨는 연세대 의대의 전신인 세브란스의전 2회 졸업생, 아버지 선보(宣普)씨는 서울대 의대 1회 졸업생이고 장남 태호(泰鎬)씨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다.

송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다른 20여명의 의사와 함께 김 대통령의 자문의(諮問醫)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자문의 수는 합리적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고 말했다. 각 분야에서 선정되는 자문의는 주치의를 돕는 역할을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노 당선자를 만난 적은 없지만 TV에 비친 모습은 건강해 보인다”면서 “주치의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 의료정책 등에 대한 의견 등을 제안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차기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예견되는 만큼, 합리적 성품의 송 교수가 이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 주치의가 되더라도 서울대병원에서 정상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와 교육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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