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INSIGHT]고객에게 쾌감을 주는 메일 쓰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1일 2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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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연인과 열두 번째로 키스한 장소가 어디인지 기억하는가?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질문을 바꿔 보자. 첫 번째로 키스한 곳은 어디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열두 번째 키스는 기억하지 못하면서 왜 첫 번째는 기억할까?

그 순간에 느낀 감정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억은 항상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기억은 뇌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해마에서 생성된다. 해마 옆에는 편도체라는 감정의 뇌가 붙어 있다. 편도체는 해마와 연결된 감정의 펌프로 볼 수 있다. 감정적 자극이 강할수록 펌프의 힘이 커져 해마의 활동이 촉진된다. 이 때문에 감정 자극과 함께 들어온 정보는 잘 기억된다. 첫 키스 장소를 기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열정이라는 강한 감정과 결합된 기억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세일즈 정보를 전달할 때 감정을 입히면 고객에게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어떤 감정의 옷을 입히면 좋을까? 뇌과학적 관점에서 우리가 특정 행동을 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쾌감을 추구하거나 불쾌감을 회피하는 것이다. 세일즈를 위한 소통에도 쾌감은 더하고 불쾌감은 덜어야 한다.

고객이 당신의 글에서 쾌감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읽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도입부에서 명확히 보여 줘야 한다. 고객은 필요와 관심사를 기대할 수 있을 때 읽을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다음은 어느 교육 서비스 업체가 작성한 글의 일부이다. “우리의 비전은 ‘대한민국 기업의 세대 간, 계층 간 공감 지수를 올리도록 돕는 파트너’가 되는 것입니다.” “조직문화, 리더십, 소통 활성화 등 조직 내 갈등을 예방하고 상호 공감이 필요한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고객들이 첨부한 제안서 파일을 열어 볼까?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고객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에 필요하고 관심 있는 것만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주객이 전도된 예다. 불특정 다수에게 대량으로 보내는 메일에서 흔히 발견되는 오류다. 이런 메일은 자칫 고객의 쾌감이 아니라 불쾌감을 불러올 수도 있고 구매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글을 읽는 고객이 쾌감을 느끼게 만들려면 도입부에서 고객이 현재 느끼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관심사를 언급해야 한다. 예컨대 비용 절감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는 “비용을 1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안정성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기존 차보다 안전 기능이 2배 이상 강화된 신차가 출시됐습니다”라고 언급하는 식이다. 단순히 기능을 설명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쾌감을 주는 효과가 훨씬 크다.

이를 고려했을 때 앞선 교육 서비스 업체의 글은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많은 교육 담당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현장과 유리된 교육에 대한 최고의 해결 솔루션을 공유해 드립니다.” “본 프로그램으로 구성원 간 소통이 원활해져 공감지수가 10% 이상 증가하며 직원 이탈률이 5% 이상 낮아질 것입니다.” 교육 담당자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을 만한 주제를 언급하며 시작한다. 고객의 관심사와 필요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다.

불특정 고객이라면 수익성 향상, 생산성 증대, 비용 절감, 경쟁력 강화같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주제를 내세우면 좋다. 예를 들어 글의 앞부분에 “○○사의 업무 생산성을 20%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합니다!”라고 적어 보자. 물론 단번에 극적인 세일즈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이 기사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86호(2024년 1월 30일자)에 실린 ‘당신의 메일이 읽히지 않는 이유’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감정의 크기#세일즈 정보 전달#세일즈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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