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밀려올 때 대응법[마음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6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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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 한양대 대학원 교수·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박상미 한양대 대학원 교수·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불안은 막연한 감정이어서 상당히 불편한데도 제거하기가 어렵다. 미국 심리학자 어니 J 젤린스키의 연구에 따르면 ‘내가 걱정하는 일의 96%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4%만이 걱정하고 대비해야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진짜 사건에 대해 에너지를 집중해서 대응할 수 있도록 96%의 쓸데없는 걱정을 버려야 한다.

불안은 인류 생존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불안은 인간의 생존 및 번식의 필수적인 요소다. 적당한 불안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더 노력하고 대비하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 동기 부여의 힘이 되기도 한다. 불안한 마음이 닥쳐오면 당황하지 말고 긍정 에너지와 동기로 바꾸는 연습을 하면 된다. “나는 자주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긴 해. 하지만 불안하기 때문에 내가 더 많이 노력하고 성장했어. 괜찮아.”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우리 뇌는 바로 행동을 시작한다.

‘건강하지 못한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건강한 반응을 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막연한 불안감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글자’로 표현해 보면 좋다. 감정의 실체를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면 고통은 멈춘다. 뭔가 불안해 미칠 것 같을 때, 잠이 안 올 때, 일이 손에 안 잡힐 때, 왜 불안한지 반드시 종이에 써보자. 그 후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 때 실제로 이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 보자. 대부분은 현실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불안할 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더 무서운 무기력증이 찾아온다. 꼼짝도 못 할 정도로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마음에 에너지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불안할 때는 행동해야 한다. 불안을 좋은 에너지로 바꾸는, 꼭 해야 할 행동 세 가지를 기억하자.

첫째, 뻔뻔해지자. 우리는 보통 불안해지면 자아 성찰부터 한다. 내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나 실패 경험을 떠올리며 불안 속으로 더 빠져든다. ‘나는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지?’, ‘정말 미래가 불안해’, ‘내가 앞으로 잘 살 수 있을까?’ 갑자기 내 단점을 찾는다. 이럴 땐 뻔뻔해지자. 내가 잘했던 것을 생각해 보고, ‘나니까 오늘까지 잘 살아온 거야’ 잘난 척도 해보자.

둘째, 넓은 곳으로 가자. 내 존재가 작게 느껴지는 넓은 곳, 시야가 확 트인 곳으로 나가서 먼 곳을 보자. 좁은 공간에 있으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진다.

셋째, 작은 일을 성취하자.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너무 큰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큰 계획을 세우고 자꾸 실패하면 자기 효능감이 떨어지고,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무기력에 빠지게 되며 불안은 증폭된다. 100% 성공할 수 있는 작은 일을 나에게 주고, 자주 성취감을 느껴보자.

불안을 없애버리려고 너무 애쓰다 보면 더 불안해진다. 불안에 압도되지 않고 스스로 통제하는 사소한 행동을 자주 해보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박상미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심리상담센터 힐링캠퍼스 더공감 소장은 2020년부터 유튜브 채널 ‘박상미 라디오’를 개설해 정신건강 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11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0만 1000명 이다.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박상미 라디오’ 불안할 때, 3가지만 실천하세요(https://www.youtube.com/live/bEDnt-s6-1M?si=8MsvG3_vrJZtSTtX)

박상미 한양대 대학원 교수·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불안#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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