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킬러 문항 없애니 수학 만점 4배 늘어… 변별력 확보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4일 2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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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달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수학 만점자가 2520명으로 6월 모의평가(648명)의 약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2021년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8번의 수능과 모의평가 가운데 가장 낮은 144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으면 쉬운 시험, 높으면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된다. 6월 모의평가 후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 주관식 문항 등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국어는 6월 모의평가에서 1492명이었던 만점자가 135명으로 크게 줄면서 변별력이 커졌다. 올 수능에서도 9월 모의평가처럼 ‘어려운 국어-쉬운 수학’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수학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줄어들면 국어가 올 수능과 입시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입시 당락을 좌우한다는 수학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생들의 수능 재도전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9월 모평에서 킬러 문항 배제가 눈으로 확인된 뒤 이번 수능 지원자 중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 등 졸업생의 비율이 35.3%(17만7942명)나 됐다. 당초 예상치보다 1만 명 이상 늘었고,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비율이 3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수능을 실수로 망쳤다고 생각하거나 킬러 문항이 없으면 재도전해도 승산이 있다고 본 대학생들로 수능 러시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N수의 급증은 자퇴생의 증가와 그로 인한 결원 메우기로 대학 간의 연쇄 이동이 발생하면서 대학의 정상적 학사 운영이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크다.

수능은 교과 과정 내에서 출제하되 적절한 변별력과 일관성 있는 난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시험이다.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급격히 바뀐 수능 출제 기조는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수학을 접고 국어와 탐구영역에 집중할지, 이제라도 수학에 손을 대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기존의 수능 기조에 맞게 성실하게 준비해 온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제 실력을 평가받지 못해 억울하다고 느끼면 역시 N수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더라도 수험생들이 수긍할 만한 난도와 변별력 확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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