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양광 발전 한때 40% 육박… 활용도 높일 새 로드맵 짜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2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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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없는 참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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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이 많았던 올해 4월 태양광 발전량이 한때 국내 전체 전력 수요의 40%에 육박했다. 태양광 발전 출력이 높은 한낮에 생긴 일이지만 그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태양광이 한국의 주요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체계가 아직 갖춰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4월 9일 낮 12시∼오후 1시 사이 국내 태양광 발전의 평균 출력량은 2만1778.7MW(메가와트)로 해당 시간대 전력 사용량의 39.2%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전력의 55%를 쓰는 공장 등 산업시설들이 가동하지 않은 일요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비중이다. 3월 중순부터 이렇게 주말 낮 시간 태양광 발전 비중이 30%를 넘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지난 정부에서 갑절로 늘어 올해 2월 말 전체 발전설비의 20.7%까지 높아졌다. 태양광만 15%가 넘는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계절·날씨·시간대에 따른 기복이 커 실제 발전량은 그보다 작은 8% 수준이다. 날씨가 좋고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4∼5월이면 발전 비중이 높아지는데 최근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선진국들의 탄소 감축 압박에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력이 남는 지역에서 전력 수요가 많고 발전소는 적은 수도권으로 전력을 옮길 송·배전망 설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 신재생에너지의 36%는 호남, 15.8%가 영남 지역에서 생산돼 둘을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특정 지역에서 과도한 신재생에너지가 생산되면서 전력망이 불안정해지는 걸 막기 위해 태양광, 원전의 발전 출력을 낮추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천문학적 적자를 짊어진 한국전력은 송·변전 설비 투자를 오히려 줄일 계획이다. 안 그래도 송전망 확대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남는 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부족할 때 쓰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 역시 막대한 비용 부담, 화재 위험 등의 이유로 거의 중단된 상태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가속화, 국내 발전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춘 전력산업의 새로운 로드맵이 필요한 때다.


#일조량#태양광 발전량#국내 전체 전력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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