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주 새 시총 1100조 증발한 코인, 붕괴 가능성도 대비할 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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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코인 종류를 가리지 않고 연일 폭락하면서 글로벌 시가총액은 2주일 새 1100조 원 넘게 사라졌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간판 코인마저 이달 들어 반 토막이 났다. 미국과 중국이 강력한 규제에 나서면서 버블 붕괴란 해석까지 나온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21일 밤 “비트코인 거래는 물론이고 채굴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20일(현지 시간) 1만 달러 이상 가상화폐 거래에 신고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나섰다. 강도는 다르지만 양대 강대국이 가상화폐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한국 시장은 비트코인 이외의 ‘잡코인’(알트코인) 비중이 전체 거래의 90%를 넘는다. 자본금 수천 원짜리 해외 페이퍼컴퍼니에서 만든 코인들이 국내에서 시가총액 수천억 원에 거래되는 게 현실이다. 글로벌 가상화폐가 하락하던 21일에도 주로 국내에서 거래되는 ‘김치코인’들이 하루에 수백 %씩 오르기도 했다.

시장은 경고음을 내지만 투자자는 증가해 왔다. 한 취업 포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0%가 코인에 투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생 4명 중 1명이 코인에 투자한다는 조사도 있다. 노후자금으로 투자하는 은퇴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가장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자금으로 가장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빚을 낸 투자자일수록 시장을 떠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손실을 보더라도 만회하려고 위험이 큰 잡코인에 매달린다는 뜻이다. 금리마저 오른다면 빚을 낸 투자자들은 이자 부담이 커져 파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간판 격인 비트코인마저 하루 30∼40%씩 오르내릴 정도로 변동성이 큰 게 가상화폐 시장이다. 반등할 수도 있지만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모든 투자는 자기 책임이라는 원칙을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다. 정부도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는 말만 반복할 게 아니라 시세 조작이나 사기 같은 불법을 막도록 최소한의 관리 방안은 내놓아야 한다.
#시총#코인#붕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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