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영호]직장생활, 실무보다 인성교육이 먼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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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호 고려대 경영대 산학협력중점교수
진영호 고려대 경영대 산학협력중점교수
기업에 장기간 근무한 경험으로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임용돼 취업을 눈앞에 둔 대학 3, 4학년 학생들에게 현장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필자가 대기업, 금융회사, 공기업 등을 방문해 남은 기간에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더 시켰으면 좋은지를 물어봤다. 또 학생들에게도 받고 싶은 교육 내용을 물어봤다. 결과는 의외였다. 어학, 회계 등 실무보다는 인성교육을 해달라는 답변이 나왔다.

직장생활은 창의성도 요구되나 기본적으로 협업을 통한 공동 목표 성취가 기본이다. 소통과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도 동료, 고객 등과의 소통 방법을 배우고 싶으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직장생활 초창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에는 집안의 어른이나 교사, 교수가 인성교육을 맡았으나 최근 학점 위주의 교육으로 인성교육 자체가 많이 소홀해졌다.

사회에 나가려는 학생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반듯한 마음가짐과 시간관리, 소통, 열정 등 기본적인 자세다. 시간관리는 의외로 소홀히 해서 낭패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근무 태도, 약속 이행 등에서 신뢰를 쌓지 못한 직장인이 직장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거나 높은 직위로 갈 수 없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소통은 보고, 센스 있는 행동, 화법 등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인성이다. 열정도 흔히 요구되는 인성이나 목표 달성을 위해 협업, 끈기 등이 필요하다. 인성교육은 가능하면 어릴 때부터 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성인이 된 다음에 교육을 받으면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다. 다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어 학교, 가정에서 지금이라도 교육해야 한다.

학생도 부모, 선배, 교수에게 귀찮을 정도로 자문해 사회인이 되기 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는 게 유리하다. 해외여행을 가도 블로그, 포털사이트 등에서 여러 정보를 검색하고 준비한다. 수십 년 동안 할 직장생활을 위한 준비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소극적인 학생은 가장 가까운 가족, 교수, 선배 등에게 자문하는 게 좋다. 모두 흔쾌히 응답해 줄 것이다.

학부모, 교수, 교사들은 학생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불안감을 해소시키며 자신감을 불어넣는 교육을 할 책임도 있다. 이런 것은 학원 등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정교육이나 인성교육이 잔소리나 간섭으로 치부될지 모르겠으나 사회적인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들이 체화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필자는 30년 이상 대기업 등에서 근무하면서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장생활을 이어왔다. 후학들에게 경험과 직장생활 노하우, 마음가짐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사회생활을 앞둔 학생들이 인생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영호 고려대 경영대 산학협력중점교수
#산학협력#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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