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침체 먹구름 속 G7 무역전쟁 포성 들려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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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선진 7개국의 정상이 모이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8일(현지 시간) 캐나다 퀘벡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날로 강화되는 보호무역 조치들이 이번 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다. 이번 G7 회의를 통해 보호무역주의가 새로운 대세인 뉴노멀로 굳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세계은행은 6일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이 법정한도 비율까지 관세를 올릴 경우 세계 교역 규모의 9%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교역 규모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64%(2016년 기준)로 무역으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호무역주의 물결이 거세져 세계 교역량이 줄어드는 것은 한국 같은 대외 지향 경제에는 치명적인 악재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수입 자동차와 부품을 대상으로 한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 물량의 33%인 84만5000대를 미국에 수출한 한국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모두 내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들이 잇달아 경고음을 울린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3.1%에서 내년에는 3.0%로, 2020년에는 2.9%로 하향 곡선을 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같은 민간 연구소들은 올 상반기 이미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외부에서 불어오는 폭풍에는 눈 감은 채 정책역량을 내부의 분배구조 개편에 집중하는 듯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어제 경제 및 사회 관련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긴급 소집한 회의에서 제시된 대책들도 한결같이 세금을 통한 소득보전책들이었다.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식 보호무역에 결코 찬성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 최고 선진국인 미국의 정부도 기를 쓰고 자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뛰고 있음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경기침체#g7 정상회의#무역전쟁#보호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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