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이정열]스마트 병원이 환자 만족도 높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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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열 중앙보훈병원장
이정열 중앙보훈병원장
올해 3월 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중앙보훈병원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병원’ 구축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공공병원도 더 이상 고정적으로 찾아오는 환자를 관례대로 대할 게 아니라 서비스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스마트 병실은 환자가 완쾌할 때까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다. 환자는 불을 켜고, 커튼을 젖히고, 텔레비전을 켜는 등의 간단한 행동을 보호자의 도움 없이 말로 할 수 있다. 의료진과 좀 더 쉽게 소통할 수도 있다. 또 환자가 처음 외래진료를 받을 때 받는 일반적이고 반복적인 설문은 대기시간 동안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진행되며 의사에게 바로 결과가 전송된다. 의사는 설문 응답을 할 시간에 보다 심도 있는 진료 상담이 가능하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을 의료 분야에 적용해 ‘환자 중심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앙보훈병원은 국내 공공병원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해 인공지능암센터를 열었다.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외과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등 암과 관련된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진해 효과적인 진료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연구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적용하고 있다. 환자의 생체정보를 체계화하는 바이오뱅크를 만들어 노인성 질병과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의료 인프라를 구축했다. 여기에 축적된 빅데이터는 단기적으로 국가유공 보훈환자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공공 의료기관의 의학연구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공공보건의료사업 중 핵심 사업인 맞춤형 의료복지 서비스도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고 있다. 환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의료 상황을 평가해 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통계까지 도출하는 인공지능 전산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담당 인력이 외래진료부터 가정간호, 방문재활, 주거환경 개선 등 의료 및 복지 서비스를 통합 관리한다. 전산망이 구축되면 환자 중심의 생애주기별 질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제 공공병원도 대형 종합병원에 버금가는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환자 중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국민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더 있었으면 한다.
 
이정열 중앙보훈병원장
#중앙보훈병원#스마트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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