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美 대화 모색해도 제재 고삐는 바짝 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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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김정은을 향해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트윗을 날렸다. 그 전날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북한은 메시지가 오가는 2, 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로가 결국 ‘그래,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북한과 대화에 나서려는 미국의 의지가 읽힌다.

북한은 9월 15일 ‘화성-1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두 달 가까이 무력 도발을 안 하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국제사회는 수교 단절과 외교관 및 노동자 추방, 교역 중단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겨냥해 “호전광의 대결 행각이자 전쟁상인의 장사 행각”이라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을 냈지만 수위는 과거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었다.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최근 “북한이 60일 동안 도발을 멈추면 이를 대화 재개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내일이 ‘화성-12형’ 발사 이후 60일째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의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 또는 급속한 한반도 통일, 38선 이북으로의 군대 파견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대북 ‘4NO 원칙’을 거듭 천명했다. 미국은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지만 북측에선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중일 정상들과 지금은 북한에 최대한의 제재가 필요한 때라는 데 공감했다. 미국이 대화를 서두르는 듯한 인상은 북한에 ‘핵동결을 전제로 한 협상의 시작’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 제재와 압박의 효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 대화 카드를 서둘러 꺼내 북한이 오판하도록 해선 안 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에는 뼈저리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아시아 순방#북한 김정은#4no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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