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언제까지 초이노믹스 발목만 잡을 텐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3시 00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그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펴고 있는) 초이노믹스 정책은 부자를 선택하는 초이스(choice) 노믹스”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홍종학 의원은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보면 ‘모 아니면 도’ 식 카지노믹스”라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 취임 후 주가가 떨어졌다고 비난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하락한 데 이어 어제는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 주식시장도 어제 한때 코스피가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에 1,900 이하로 떨어지는 등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은 하반기에만 31조 원의 재정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재정 확대가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을 되살릴지는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것도 경제 전망을 그만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진단한 것은 깊은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주소를 보여준다.

세계 각국의 경제 주체들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펴는 것으로 이름 난 인도에서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어제 “인도를 글로벌 제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구시대적인 노동법과 규제를 정비하겠다”고 천명했다. 좌파 사회당이 집권한 프랑스에서도 올해 7월 은행원 출신으로 우파적 시각의 에마뉘엘 마크롱을 경제장관에 앉히고, 소매상의 영업자유 확대와 법률 의약 부문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우리 야당의 정부 정책 발목 잡기는 여전하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어제 국감에서 “박근혜 정부의 조세정책은 부자감세, 서민증세”라고 비난했다.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이고 철지난 이념 논쟁이다. 이렇게 비난해 경제가 살아난다면 좋겠지만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될 뿐이다.

국회가 한시바삐 경제 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이 절실하다. 국회가 기업 투자를 틀어막는 법을 붙들고 있으면서 기업에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다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여야가 경제를 보는 시각이 너무 극단적으로 달라 무엇을 할 수가 없다. 정권을 잡았지만 해보고 싶은 정책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도 국회 탓만 하지 말고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부터 서둘러 없애야 한다.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가장 큰 적이 정치라는 것을 왜 야당만 모르는지 답답하다.
#초이노믹스#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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