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와 서비스업 활성화로 ‘세월호 충격’ 극복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1일 03시 00분


4월 산업 생산이 전달보다 0.5% 줄었다고 어제 정부가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애도 분위기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예술 스포츠 여가 업종 생산이 11.6%나 줄어 서비스업 생산은 1% 뒷걸음질쳤다. 소매 판매액도 1.7% 줄었다. 그러나 제조업 생산은 늘었다.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0.1% 증가했고 건설투자가 6.9%, 설비투자는 2.6%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 생산과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완만한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기업들의 5월 체감경기는 제조업 비제조업 가릴 것 없이 모두 악화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6월 경기 전망치도 94.5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일각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우려를 쏟아내는 것은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경제는 심리다. 기업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이 “경제가 더 나빠질 것 같다”며 너도나도 생산과 소비를 줄이게 되면 경제는 더 위축되기 십상이다. “세월호 때문에 음식점도 관광지도 텅 비었다”는 얘기를 자꾸 하면 할수록 경제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를 하려던 사람도 분위기 때문에 못할 것이다.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하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재개를 검토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비 진작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이와 함께 사회 각 분야의 안전 대책을 더 튼튼히 함으로써 국민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안전 규제와 정부 감독 강화는 경제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목표와 상충하기보다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쓰고 안 먹고 안 노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중소 납품업체나 농어민 같은 서민들이다. 소비와 서비스업이 활성화하지 않으면 기업들의 경제 심리가 위축돼 조금씩 살아나려던 제조업 생산과 설비투자도 움츠러들게 된다. 6월에는 연휴와 브라질 월드컵이 있다. 분수에 맞는 적절한 소비는 권장해야 한다. 정부는 경기 흐름을 면밀히 살펴 추가적인 경기 활성화 대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소비#서비스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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