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희원]의료산업이야말로 신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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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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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한국국제의료협회장·서울대병원장
정희원 한국국제의료협회장·서울대병원장
최근 필자는 우리나라의 발전된 보건의료 제도에 관한 강연을 부탁받고, 한 중동 국가의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슬람 문화권인 그 나라는 서구문화 유입에 비교적 엄격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상외로 한류와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고 의료분야를 비롯한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희망하는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전 사회적으로 ‘고객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급변하는 국내외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역사상 유례없는 발전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 병원, 정부부처 할 것 없이 고객 감동을 기치로 하여 총체적인 대응태세를 구축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고객의 평가가 곧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고, 환자의 평가가 병원의 수준을 결정하는 현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세계 최고로 일컬어지는 일본도 일부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에 뒤져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성공한 ‘고객만족 시스템’의 외연을 이제는 해외 시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100%를 훨씬 상회하고(한국은행 통계 2010년 113.2%, 2011년 116.3%), 자원빈국에 과밀한 인구를 가진 나라로서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쏟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병원, 공공기관, 일반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은 대외관계 담당부서의 비중이 작고, 최고관리자의 관심과 지원체계 또한 형식적인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해외 고객도 감동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제품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인구 5000만 명의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외국인의 국내 방문을 용이하게 하고 우리 국민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정책은 최소의 비용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용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우리 의료계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외국인 환자 유치와 국내 병원의 해외 진출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이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부부처 간 관할 업무 영역 다툼이나 소모적인 경쟁은 특히 지양해야 한다. 지난해 말 우리 정부부처 두 곳에서 중동의 한 국가에 보건산업 협력을 위한 대표단을 각기 경쟁적으로 파견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공공기관들이 앞장서 국제협력 담당부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의료 한류’의 미래는 밝다. 그리고 지금부터 몇 년이 정부와 의료인이 힘을 합해야 할 가장 중요한 때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을 실천적으로 구현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정희원 한국국제의료협회장·서울대병원장
#의료산업#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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