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효선]창끝 전투력, 초급간부 충원 힘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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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
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
강한 군대는 유능한 지휘관과 간부들에 의해 좌우된다. 나라마다 우수한 장교를 양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다. 지금까지 우리 군 인력 구조는 ‘대량 선발-단기 활용-대량 유출’이라는 비효율적인 구조로 되어 하위 계급이 과다(육군의 경우 중대장의 58%, 소대장의 92%가 중·단기 복무자로 구성)하고, 대부분의 군 간부가 3, 4년 단기 복무 후 전역함에 따라 전문성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국방 환경의 변화에 따른 기술 집약형 군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직업성을 보장하는 직업군인제도의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남학생의 93%가 대학 1, 2학년 때 조기 입대함으로써 초급간부 선발 대상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병역기간 단축으로 복무기간이 긴 간부에 지원하기를 꺼리면서 우수한 자원이 초급장교(ROTC와 학사장교)를 지원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상태다.

따라서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여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포함한 초급간부 충원 제도의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도 1973년부터 징병제에서 지원제로 전환되면서 초급장교 지원율이 75%로 격감했다. 이에 국가에서 정책으로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 최상의 교육 여건을 보장하고 인력 충원 환경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장교 후보생 수당을 연차별로 차등 지급(1학년 300달러, 2학년 350달러, 3학년 450달러, 4학년 500달러)하고, 장학생으로 매년 1만2000명을 선발하며, 군사훈련(1∼4학년 2000시간)을 통해 자질을 향상하고 임관시험 탈락자를 축소(10%→1∼1.5%)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

첫째, 하부 인력 구조(소대장)를 초급장교와 부사관 절충형으로 조정하여, 초급장교의 충원 소요를 줄이되 우수한 초급장교를 3년 이상 복무하게 하여 전문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초급간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군장교 선발 제도를 권역별 모집 및 공개 경쟁 선발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모집을 위한 별도의 조직과 예산을 확충함은 물론 상시 모집 제도를 도입하여 군 장학생을 원할 경우 언제라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적정 복무 기간의 재설정과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복무 기간은 안보 현실과 전투력 유지를 먼저 고려하되, 의무 복무 기간의 차이만큼의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장교 후보생 장려금과 장학금 지급을 현실화해야 한다.

넷째, 단기복무 장교를 위한 맞춤식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섯째, 예비 장교후보생(JROTC)제도를 도입하여 장차 국가를 이끌어 갈 청소년에게 올바른 시민정신과 국가관을 심어 주어야 한다.

현재 북한은 체제 유지와 한미 연합전력에 대한 질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핵 개발 및 화생무기, 장거리 유도탄, 특수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응한 억제 능력으로 첨단 무기체계 도입 및 연합 전력 증강과 더불어 핵무장까지도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 창끝 전투력의 핵심인 초급간부에 대한 획기적인 충원이 제일 중요한 관건이라고 본다. 결국 전쟁의 승패는 전쟁을 주도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
#군대#초급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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