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63>누구를 앞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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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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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경쟁자가 아닌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경쟁자가 아닌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은 곧 경쟁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경쟁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경쟁할 때 늘 타인을 전제해 왔다. 타인과 싸우고 타인을 이겨야지만 그것이 비로소 승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마음으로 경쟁하게 되면 조바심과 불안이 생겨나고 결국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한다. 처음부터 지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조나라 양왕이 늘 수레 몰기 경기에서 왕오기에게 패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

양왕은 수레 모는 기술이 부족했고 이에 대한 교육을 왕오기로부터 받았다. 둘이 경주를 할 때마다 매번 양왕이 졌다. 이에 양왕이 불만스럽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내게 수레를 모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했지만, 그 방법을 전부 다 알려주지 않은 것 같소. 그렇지 않으면 왜 내가 매번 질 수 있겠소.”

왕오기가 대답했다. “저는 모든 기술을 알려드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왕께서 그것을 잘못 사용하셨습니다. 수레를 몰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의 몸과 수레를 일치시켜 안정되게 하고 수레 모는 자의 마음이 말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하지만 왕께서 뒤졌을 때는 저를 따라잡으려고 조바심을 냈고, 앞서게 되면 따라잡힐까 초조해했습니다. 왕께서는 앞섰을 때나 뒤처져 있을 때나 마음이 모두 제게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왕께서 어떻게 말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뒤진 까닭입니다.”

양왕이 느꼈던 조바심은 결국 자신에게 오로지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빼앗았다. 이를 통해 스스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했던 것이다. 본질적으로 타인과의 경쟁은 불가능하다. 상대가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그리고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 이런 식의 경쟁은 타인에 대한 예측 가운데서 행해질 뿐이고, 그것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다. 결국 타인에 대한 의식은 오히려 나를 번잡스럽게 만들고,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모든 것은 언제나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날 뿐이다. 따라서 의식해야 할 사람도 오로지 ‘나’일 뿐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경쟁#양왕#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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