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미국은 다시 ‘희망과 변화’를 택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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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2010년 10월.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은 내셔널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공화당은 그런 식이었다.

오바마의 재선에 어떤 복합적인 감정의 화학작용이 발생했는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대다수 미국인은 오바마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미국을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믿은 것이다. 자신의 실패를 바라며 만나기조차 원치 않는 공화당과 싸우면서 말이다. 최근 4년간의 국가부채, 실업, 기후변화, 테러 문제를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의 발언쯤은 가볍게 물리치자.

승리를 안겨줄 법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패배했다. 매코넬 식의 지나친 냉소주의, 새 아이디어 결핍, 이민 기후변화 등 이슈에 대한 나쁜 생각이 넘쳤기 때문이다.

미국인 대다수가 어느 후보를 열정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들이 오바마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첫 임기에 모든 것을 다 잘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두 번째 기회를 주겠다.” 그들은 ‘희망과 변화’에 다시 투표한 셈이다. 이것이 건강보험개혁법, 오바마의 공립학교개혁프로그램의 일환인 ‘정상을 향한 질주(Race to the Top)’ 등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오바마라는 인물에 투표한 것이다. “더 열심히 해라. 실수에서 배워라. 반대편 사람도 포용해라. 경제에 더 집중해라. 오늘 당신에게 투표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만족할 수 있도록.”

이것이 오바마의 승리가 공화당에 더 큰 충격을 주는 이유다. 8%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밋 롬니가 아닌 오바마를 택했다.

공화당은 두 번의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극우파가 장악한 공화당이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거치면서 대선후보를 미친 듯이 오른쪽으로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공화당 후보는 대선에서 중도파의 충분한 지지 확보에 실패했다. 스스로의 개혁이 필요하다. 중도우파는 극우파와 결판을 지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공화당은 한동안 소수당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는 기후변화가 현실이라고 믿고 해결 방법을 찾고자 한다. 차세대의 다수가 될 히스패닉은 불법이민자에 합법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이민법 개혁을 주장할 것이다. 미국이 최첨단 정보기술(IT) 혁신국가로 남으려면 인도 중국 라틴아메리카의 지적 수준이 높고 모험심 강한 이민자들이 필요하다. 이들 다수는 가정 직장 군대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을 볼 것이고 동성결혼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은 모든 이슈에서 미국의 수많은 차세대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향후 4년간 각종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상상력의 새로운 지평이 요구된다. 노동자가 교육과 훈련에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기업 학교 정부가 새로운 교육 개혁을 이루고 협력하는 것 말이다. 세제와 이민법 개혁도 필요하다. 미국에는 성과와 시장 중심의 접근법을 제시하는 중도우파 공화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도좌파와의 접촉도 필요하다. 미국은 실용적인 초당파적 협력에 굶주려 있다. 이를 추진하는 정치인에게 보상하고 그러지 않는 정치인을 응징할 것이다.

선거는 끝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이 두 번째 임기를 허락한 것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화당은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미국#대선#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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