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태완]APEC 교육장관회의 이후 한국 교육외교의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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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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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가 23일 교육 협력 프로젝트를 담은 ‘경주 이니셔티브’를 채택하고 폐막됐다. 교육 협력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21개 회원국에 필요한 교육 협력 분야와 수요를 파악해 추진하고, 공동연구나 심포지엄 등의 형태로 우수한 교육정책과 사례를 공유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교육의 강점인 스마트교육을 확산시키고 회원국 간 우수교사 인력 교류 확대 등도 꾀할 방침이다.

이번 제5차 APEC 교육장관회의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이 공감하는 ‘교육 협력’ 의제를 한국이 선점하고 주도하는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아울러 회원국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한 교육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 것도 큰 수확이다. 교육은 개도국은 물론이고 선진국조차도 자국의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치열하게 개선해 나가야 할 대상이다. 그러므로 국가 간에 좋은 정책과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상호 협력은 그 기본이 된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교육 발전 경험을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에 소개한 바 있다. 또 올해 2월에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열린 53개국 교육장관 및 전문가 모임인 아프리카교육발전협의회(ADEA) 총회에 ‘한국의 날’ 초청을 받아 한국의 교육과 과학기술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2015년 유네스코 200여 회원국의 교육장관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세계교육총회(World Education Conference)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 그동안 세계가 공감하는 ‘모두를 위한 교육(EFA·Education for all)’을 이어갈 포스트 EFA 어젠다를 제시함으로써 전 세계에 한국이 새로운 교육 어젠다를 개발하고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리더십은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어젠다를 제시하고 주도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휘된다. 아직까지 한국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세계를 리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교육력으로 세계를 리드할 수 있다. 교육력은 정신문화력과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 소중히 키워온 5000년의 정신문화, 예를 들어 한글 등을 잘 가다듬어 세계에 내놓는 작업을 해야 한다. 대중문화는 이미 드라마, 케이팝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이 참석한 20개 회원국의 주목을 끌었다. 더 좋은 교육이 2세들의 더 좋은 미래를 열어 줄 수 있다는 믿음은 국가를 초월하여 공감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좋은 교육을 위해 국제사회는 서로 협력해야 하며, 한국이 길잡이 역할을 잘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기고#김태완#APEC교육장관회의#교육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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