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연화]우리 고유의 브랜드 육성, 명품 위조상품 뿌리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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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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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며칠 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의 명품 선호 현상을 다룬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중국인이 유럽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럽에서 명품을 구매하고 있는 중국은 명품 소비국 대열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할 정도로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중국인이 유럽에서 사용한 명품 구입비가 무려 60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소비 트렌드 또한 물질적 소유의 가치를 높게 두는 의식이 팽배함에 따라 사용 가치보다 소유 자체에 중점을 둔 소비행태가 만연하고, 사회적 지위와 부를 과시하고 계층 간 차별을 확대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서 고가 브랜드 제품의 점퍼, 구두, 시계, 핸드백 등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고가 제품 구매가 어려운 사람은 대리만족이라도 얻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위조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조상품의 다양성과 품질이 정품과 거의 유사해 조사 대상자의 73.5%가 ‘위조상품과 정품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위조상품 구입 이유로는 ‘고가의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8.9%로 나타나 고가 브랜드 제품의 대체제로 위조상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소비자 욕구에 따라 위조상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위조상품 적발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에서 국내 위조상품 유통에 대한 단속을 실시한 결과 적발건수는 2만8500여 건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45억 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유명 상표를 위조한 가방류, 의류, 전기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식료품까지 위조상품이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고 있어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특히 소비행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인 청소년층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기성세대의 잘못된 소비윤리관이 답습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명품과 고가 브랜드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사치품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 고유의 풀뿌리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고유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바람직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위조상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이 선풍을 일으키고 있듯 제조업자, 유통업자, 소비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 최고의 품질을 가진 우리만의 고유 브랜드를 배출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이 세계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를 선도하는 세계 일류국가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기고#김연화#명품#토종 명품 육성#명품 위조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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