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상구]조선족자치주 인구줄어 와해위기… 공단 조성해 청년들 유출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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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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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구 천안중 교사·향토사학자
신상구 천안중 교사·향토사학자
중국에 조선족자치구가 설립된 것은 1952년 9월이다. 이후 조선족 인구가 200만 명으로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1955년 12월 자치주로 승격했다. 중국 지린 성 동남부에 위치한 조선족자치주는 광복 전 간도로 불리던 곳으로 한민족 세계 이주 역사상 유일한 자치주다. 만주의 동북 3성인 지린 성, 랴오닝 성, 헤이룽장 성은 일제 강점기 항일독립투사들이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곳으로 청산리와 봉오동 항일전승지 등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다. 연길분지와 장백산맥 계곡에는 한민족의 전통문화가 보존된 전통마을이 많다.

그런데 최근 조선족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와 한국으로 이주해 인구가 감소하면서 농어촌이 황폐화되고 많은 조선족학교가 폐교했다. 따라서 민족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어려워지면서 한민족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바람에 조선족자치주가 와해될 위기에 처해 있다. 행정안전부의 2011년도 외국인 주민현황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여성 이민자는 5만3446명이다. 1996년 조선족 인구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20년 옌볜의 조선족 비율이 10%대로, 2030년이 되면 8.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소수민족 자치주 설립 요건에 따르면 소수민족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조선족자치주를 확고하게 지키려면 50% 수준을 넘어야 한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고등교육을 받은 조선족 청년들이 민간기업 취직이나 도시 상업을 선호해 조선족 주류사회의 인맥과 정치력이 상실되는 분위기를 보인다. 중국의 7500만 공산당원을 이끄는 204명의 중앙위원 중 조선족은 한 명도 없다. 여기에다 일부 조선족이 차별 대우를 받지 않고자 한족으로 위장해 취직하고 한족과 결혼해 ‘조선족’이란 말을 무색하게 한다.

한국이 동북아의 패권경쟁과 역사전쟁에서 밀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만주지역의 항일 독립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고 한민족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조선족자치주를 살릴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체가 조선족자치주에 공단을 많이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조선족이 구직을 위해 중국의 대도시나 한국으로 주거지를 이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한국 기업인이 조선족 동포를 차별 대우하거나 임금 체불을 하지 말고 따뜻한 동포애를 느끼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 또한 조선족자치주의 학교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국 언어와 민속, 역사에 대한 민족교육을 강화하고,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제의 중국대륙 침략으로 훼손되고 왜곡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 및 역사를 복원해 잘 보존하고 계승해야 한다.

조선족은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독립된 선진 조국이 있다는 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한국 정부 및 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조선족자치주의 존속과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신상구 천안중 교사·향토사학자
#기고#신상구#조선족자치구#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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