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도발하면 10배 응징” 이번엔 결행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그제 연평도 해병부대의 군사 대비태세를 점검하면서 “적이 도발하면 사격량의 10배까지 대응 사격하라”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복수 차원에서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어제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에 도발을 예상하고 있고 확고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은 천안함 폭침 2년이 되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그날 서울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지구촌의 축제인 2002년 월드컵 기간에 2차 연평해전을 일으킨 북한이니 다시 도발 유혹에 빠지지 말란 법이 없다. 김 장관의 지시는 내용도 강력했지만 시기도 적절했다고 본다. 일선 지휘관과 장병들은 군 최고책임자의 지휘에 따라 경계태세에 한 치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도발의 북소리’를 높이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정은은 지난달 26일 연평도 공격부대인 인민군 제4군단을 방문한 데 이어 이달 4일 판문점을 찾아 전쟁 가능성을 언급했다. 평양에서는 15만 명의 장병과 주민이 참가한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어 호전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북한은 한국군 부대에 부착된 김정일 부자 사진과 전투 구호를 핑계 삼아 이명박 대통령과 김 장관을 거명하며 ‘미친 개’ ‘찢어죽이자’ 등 갖은 욕설과 위협을 퍼부었다. 북한 매체는 ‘불바다’ ‘무자비한 소탕’ 등 도발을 언급하는 군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김정은이 권력 기반의 강화 수단으로 대남(對南) 적개심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최근 서북도서 인근의 포사격 훈련을 평소보다 강화했다. 북한은 2010년 8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일제타격식 사격훈련을 한 지 3개월 뒤에 연평도 도발을 감행했다.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를 비롯한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지난해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유사시에는 주저 없이 힘을 사용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북한의 도발 버릇을 고치려면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 때처럼 물러터진 대응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정부와 군은 북이 도발하면 원점(原點) 주위를 초토화한다는 각오로 응징에 나서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