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창덕]선물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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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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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덕 사회복지사·경영지도사
임창덕 사회복지사·경영지도사
선물은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며 주는 사람의 진심을 알리는 매개체다. 진심이나 진정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에 있어서 선물은 가격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만일 선물의 대가를 바라거나 순수한 마음이 없다면 마음보다는 가격이 중요해질 수 있다. 또 주는 사람 입장에서 받는 사람이 중시하는 가치 기준을 모른다면 가격으로 그 가치를 따지게 된다.

선물이라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있을 때 효과가 배가된다. 진정성 없는 빈번한 선물은 그 순수성에서 의심을 받게 된다. 상사가 직원 생일에 챙겨주는 작은 꽃다발, 수고하는 미화원에게 건네는 감사의 커피 한 잔은 제공 목적과 동기가 순수하다. 모두가 공감하는 마음의 표현이자 훈훈한 감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빈번한 선물 공세는 그 진정성을 떠나 시혜적이고 경쟁적 이타주의의 한 표현일 수 있다.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해도 선물 제공이 묵시적으로 본인의 명성을 높이고 인자롭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의도된 행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버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처음에 약한 자극을 주면 작은 자극에도 변화를 쉽게 감지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강한 자극을 주면 작은 자극은 느낄 수 없고 더 강한 자극에만 변화를 느낀다는 원리다. 빈번하고 의미 없는 선물 공세 역시 받는 사람이 그 상황에 점점 익숙해지도록 해 받는 기쁨 자체를 무덤덤하게 만든다.

처음 받을 때는 감사한 마음이 들다가도 자꾸 받으면 그 느낌과 감동이 점점 줄어들어 정말 의미 있는 선물을 해야 할 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따라서 선물을 주더라도 그 대상이 친구든, 직장에서의 상사나 부하이든 절제되고 시의적절한 선물이 되어야 한다. 정작 본인은 순수한 마음일 수 있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진의를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고로 주고받는 가운데 마음이 오가는 선물은 좋다. 하지만 상호성의 원칙에 의거해 선물을 받으면 갚아야 하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는 선물은 지양되어야 한다. 선물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야 하고, 격려와 존경이 담겨야 한다.

임창덕 사회복지사·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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