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나라당, 열린 세력연대라야 희망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4월 총선을 앞둔 여권은 분열을 막고 선거공조를 이뤄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쇄신 방향을 둘러싸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심대평 대표와 이회창 전 대표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다. 세종시 이전 문제로 한나라당과 갈라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국민생각’이라는 신당 창당에 나섰다.

반면에 사분오열했던 야권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으로 크게 두 가닥의 소(小)통합을 이룬 뒤 총선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한 선거연대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친노세력이지만 무소속이던 김두관 경남지사와 시민단체 출신의 박원순 서울시장도 곧 민주당에 입당해 야권연대 흐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가 2월 초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천 업무를 넘긴 뒤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여의도 밖으로 나가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고 당내 인사들과의 단합을 위한 접촉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위원장이 이제나마 갈등 치유와 세력연대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한나라당 비대위가 정강에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하겠다고 한 것은 애당초 분열주의적 발상이었다. 연대에 역행하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법과 질서, 민주주의 원칙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는 뜻에서였다. 이 정권이 신뢰를 잃은 것은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데도 큰 원인이 있다.

시장경제 가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타당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국내외적으로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부를 획득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대기업 위주의 성장에만 치중하다 보니 중소기업과 중산층 및 서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미칠 수 있도록 하자면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큰 텐트가 필요하다.

친박계 및 소장파 의원들은 지난해부터 한나라당의 정책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박세일 이사장은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 대표와 손잡고 중도정당 창당을 표방한다. 친이계와 자유선진당도 양극화 시대에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읽고 있을 것이다. 연대의 정신은 배제가 아니라 포용이다. 열린 연대여야 성공할 수 있다. 여권과 야권 중 어느 쪽이 폭넓고 견고한 연대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승부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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