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형식]진정한 ‘글로벌 해양강국’ 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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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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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생명의 탄생지이자 자원의 보고인 해양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를 지키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이 각국에서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맞서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어선의 불법 도적 어로를 단속하던 우리 해경이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참극이 발생했다. 바다 위에서 우리 어민과 어족 자원을 보호하려는 사투가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세계 5대 해양강국’ 진입이 목표다. 9월 10일 해양경찰의 날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은 “미래의 한반도는 중국 일본을 잇는 환황해권의 중심이자 러시아, 유라시아대륙과 태평양경제권을 연결하는 경제고속도로가 될 것”이라며 해양 진출을 강조했다.

21세기를 해양의 시대라고 부른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해양의 시대가 아닌 적이 있었을까. 우리 역사 속에서 ‘글로벌 해양강국의 꿈’을 이룩한 나라를 꼽자면 단연 백제다. 특히 한성백제(기원전 18년∼기원후 475년)는 신라보다 앞서 해양강국의 위상을 떨쳤다. 서해항로를 개척하고 이를 발판으로 고구려를 공격해 고국원왕을 패사시키고 대륙 진출을 꾀했다. 한성백제는 당시 바다를 통해 국력을 신장시킨 최초의 나라이자 단순한 군사적 의미의 해양 진출과는 달리 과학적 이해(해류와 풍향의 이용)와 기술(조선 및 항해술)을 동반해 문화 전파 측면에서도 큰 가치를 지닌다.

특히 일본의 교토, 나라 지방에 남아 있는 백제의 유산이나 규슈지방의 백제마을은 물론 중국 난닝(南寧) 시에 있는 백제촌에서도 백제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사실은 멀리 찾지 않아도 내년 4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에 개관되는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된다.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한성백제박물관은 그동안 공주, 부여로만 대변되던 백제시대가 아닌 백제 전체 역사 중 493년의 한성백제 시대를 다루고 있으며, 고대 백제가 서울을 첫 수도로 삼은 이래 2000년 이상의 역사가 흐르는 서울을 잘 보여주게 될 것이다. 한성백제 시대는 현재의 송파구 일대에 백제 왕족들이 터를 잡으며 역사가 시작됐고 인근 한강을 이용해 다양한 해양 진출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당시 배를 만들고 바다를 활용해 해양 진출에 나섰다는 것은 지금 말로 하면 ‘스마트한’ 업적으로 평가될 만큼 앞선 기술인 셈이다.

한성백제는 서해바다를 지배하면서 대륙 진출을 꾀함은 물론이고 백제의 선진문물과 문화를 일본에 전해주어 일본 고대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역사적 사실이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이것이야말로 모두가 바라는 진정한 ‘글로벌 해양강국’의 면모가 아닐까.

이제 우리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를 준비하며 고대로부터 시작된 해양강국의 진면목을 다시금 보여줄 것이다. 주변국으로부터 해양주권을 굳건히 지켜 우리 어민과 자원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의 차별화된 문화와 기술을 전파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한 해양강국이 되기를 바란다.

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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