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태현]어른에 대한 무례가 ‘자유’는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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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현 KAIST 수리과학과 2학년
안태현 KAIST 수리과학과 2학년
‘말다툼 끝에 부친 폭행 20대男’ ‘지하철 노인 폭행녀’. 요즘 뉴스 기사에서 접한 제목이다. 이런 기사에는 주로 버릇없는 또는 예의 없는 젊은이를 겨냥한 공격성 댓글이 많이 달린다.

물론 1970년대와 80년대, 90년대로 오면서 우리나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고, 세대 간에는 ‘세대 차이’란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 만큼 인식이나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 것들로 인해 예절에 대한 정도의 차이가 생겼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학생이 모자를 쓰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 더운 여름철 반바지와 슬리퍼를 신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 등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즘 대학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물론 이들은 자신이 ‘예의 없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교수님 또한 많이 이해해 주려는 모습이다. 요즘 세대의 ‘자유로움’을 많이 이해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러나 ‘자유’와 ‘예의’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절대 아니다. 지하철에서 노약자 자리를 차지하고 노인분이 앞에 서 계실 때 못 본 체하는 게 자유로운 것은 절대 아니다. 공공장소에서 어른과 다툼이 있을 때 큰소리로 욕설을 뱉는 것 또한 절대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 중 공공장소에서 나이 든 노인분과 젊은 사람이 말다툼을 하는 것이 있었다. 젊은 사람이 노인에게 큰소리로 욕을 하는 영상이다. 물론 그 영상만으로는 잘잘못을 가리기가 힘들다. 앞뒤 정황은 담겨있지 않은 채 욕을 하는 장면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원인이 있었더라도 젊은이의 그러한 대응은 도가 지나치다. 모르는 사이더라도, 아니면 모르는 사이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있기 마련이다. 요즘엔 그런 ‘최소한’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앞서 언급한 ‘부친 폭행남’ ‘지하철 노인 폭행녀’도 이러한 ‘최소한의 예의’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물론 그들에게도 그리 행동하게 했던 이유야 있겠지만 과연 그 이유가 그러한 행동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 이유에 대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직 인터넷상에서 이런 종류의 동영상에 달리는 댓글 중 대부분이 ‘예의 없는 젊은이’를 비난하는 내용인 것을 보면 지나치게 자유로운 젊은이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종종 이런 장면을 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생각해야 한다. 나중에 자신들도 이해할 수 없는 생각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자신들에게 할 행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안태현 KAIST 수리과학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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