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리도 관광 富國 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중국 바오젠(寶健) 일용품유한공사의 우수 대리상으로 구성된 관광단 1만1200명이 이달 제주도를 찾는다. 외국인 단체관광으로는 최대 규모다. 제주도는 이들에게 400억 원의 관광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민(民)과 관(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호흡을 맞춰 이뤄낸 성과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바오젠 본사가 있는 중국을 두 차례 방문해 ‘관광 제주’를 홍보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도 나섰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관광단의 편의를 위해 비자를 일괄 처리해 줬다.

관광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에다 국가 이미지 상승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준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이 처음으로 800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내년에 외국 관광객 100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는데 잘하면 올해에도 달성이 가능할 듯한 분위기다. 한국 경제는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의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우리가 앞으로 관광산업을 제대로 육성한다면 수출·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에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다. 제조업이 유발하는 부가가치지수와 고용지수를 100으로 봤을 때 관광산업은 각각 114, 168에 이른다.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광산업의 질적인 향상이다. ‘보는 관광’에서 ‘참여하는 관광’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특히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 4개 분야를 의미하는 마이스(MICE) 관광은 ‘서비스산업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경제 효과가 크다. MICE 관광객들은 숙박비 항공료 등을 소속 단체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많은 돈을 소비하고 돌아간다. 이번에 제주도가 유치한 바오젠 인센티브 관광단이 그런 사례다. 외국인들은 뛰어난 의술과 첨단 시설로 만족도가 높은 한국 의료관광에도 관심이 높다.

우리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5.4%로 말레이시아(16.0%) 태국(15.7%) 홍콩(12.8%) 프랑스(9.5%) 일본(6.8%)에 못 미친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숙박·편의시설 확충, 한류를 이용한 다양한 테마상품 개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키워간다면 우리도 관광 부국(富國)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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