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NS 파괴력 알고 이용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송지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는 23일 투신자살하기 전에 트위터를 타고 들어오는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2008년 톱스타 최진실 씨가 자살했을 때는 누리꾼의 일방적 악플이 문제였지만 송 씨의 경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본인 스스로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거나 사귀는 남자를 공개해 댓글이 폭주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의 확산은 시대적 흐름이다. 전 세계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가입자는 각각 6억 명, 2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 페이스북 가입자는 364만 명, 트위터 가입자는 227만 명에 이른다. SNS는 인간관계를 확장하면서 오프라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와 접속해 생각과 삶을 공유하는 세상이다.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친구를 선택할 수 있지만 트위터는 이용자가 모르는 수많은 팔로어에게 자신의 메시지가 공개되는 시스템이어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가 있다.

트위터는 신문 방송 등 기존 매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정보 전파력을 지녔다. 영국 축구스타 라이언 긱스의 불륜 사실은 법원의 보도금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트위터를 통해 퍼져 나갔다. 트위터가 법률의 효력을 무력화한 것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체포 소식은 캐나다 대학생이 트위터를 통해 언론 보도보다 먼저 외부에 알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집중호우나 동일본 대지진 때 트위터 이용자들이 올린 실시간 재난 상황과 정보는 이용자에게 상당한 도움을 줬다.

유명인들에게 SNS는 양날의 칼이다. 팔로어가 1000만 명이 넘는 가수 레이디 가가처럼 SNS를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메시지 관리를 잘못할 경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안티 팬’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송지선 씨나 최진실 씨 같은 사람은 SNS나 인터넷과 담을 쌓고 살아가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악성 댓글에 동요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연마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SNS는 사람들의 정보와 지혜를 나누는 집단지성의 장(場)이기도 하지만 송 씨가 받은 악플처럼 사회적 흉기가 될 수 있다. SNS에서는 이용자의 공적인 생활과 사적인 생활의 경계가 불분명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높다. 깊은 생각 없이 남긴 한 줄의 글이나 사진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수도 있다. SNS 이용자는 일단 글이나 동영상을 올리면 무한 복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SNS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사생활이나 명예 같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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