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만종]사회적 소외와 불만이 ‘테러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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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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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이슬람 과격단체의 보복성 테러 위협에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테러는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안보와 치안의 문제다. 한국 역시 테러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 한국도 1983년 아웅산 테러사건부터 2009년 예멘 관광객 폭탄테러사건까지 다양한 국내외 사례가 있다.

서방 정보기관은 한국의 국제적 위치를 비롯해 미국의 우방국이라는 점 때문에 알카에다나 탈레반 등 해외 무장조직이 국내에서 활동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특히 서울은 미국 등 서방 우방과 정치경제적 교류와 협력이 활발한 국제도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제테러집단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새터민과 외국인 체류자가 증가하고 있고 이 가운데 이슬람권 이민자 및 체류 외국인이 상당수 있음을 감안할 때 국내 원인에 따른 자생적 테러 위협도 한번쯤 돌아보아야 한다.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기대와 충족감 사이의 격차가 확대되면 반한 감정과 좌절감 속에서 결국 테러를 일으키도록 부추길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사회는 이들을 진정 우리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열린 정책과 자세를 갖춰야 한다.

또한 급격한 상업화,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 정치적 소외집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차별에 대한 불만을 폭력으로 해소하려 하기 쉽다. 특정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두거나 테러집단과 연계하지 않으면서도 테러를 자행할 수 있는 소외계층이 형성되는 데 대한 대비책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는 테러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의 위협이다.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과 핵개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로 국제사회의 따돌림까지 받고 있으며 3대 세습에 따라 민심도 흉흉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북한은 최근 남북대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한국의 국제 위상을 저해하기 위해 직접 공격이 아니라도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제2의 비행기 폭파사건, 서해안 국지 도발 등 또 다른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상상해 보자. 만약 자살 폭탄테러가 인천공항에서 발생하고 중요한 다중이용시설이 테러공격을 당하고 국제 테러조직이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대사관을 위협한다면 과연 우리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테러는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최근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연이은 해적 퇴치는 우리의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허점은 엉뚱한 곳에서 어디서든지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우리 사회 여러 방면의 소외와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그 어느 때보다 국가 안전과 테러에 경각심을 가지려는 국민의 노력이 절실하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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