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문수도 ‘출마’ 가세, 여야 인물경쟁 제대로 해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19일 뉴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내년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나라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 가능성을 띄운 지 하루 만에 김 지사가 가세해 여권의 대선후보 구도가 예상보다 다소 이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김 지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로 첫째 국가안보, 둘째 일자리 창출, 셋째 복지를 꼽았다. 김 지사가 평소 강조하던 분야이며 내년 대선에서 핫이슈로 부각될 국민적 관심사다. 오 시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성장잠재력을 키워 강한 나라를 만들자는 ‘10년 부국강병론(富國强兵論)’을 말하고 있다. 예비 주자들이 국가 경영의 포부를 밝히는 것은 국가적 담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어제 본란(‘출마’ 띄운 오세훈, 2012 대선정국 불 지피나)에서도 강조했듯이 뜻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 지사와 오 시장은 좀 더 정교한 미래 구상을 펼쳐 보일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주요 현안이나 미래 비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박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있기는 하지만 아직 긴 본선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어 만심(滿心)에 잠길 수만은 없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야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대선은 국민이 5년을 함께할 지도자를 선택하는 국가 대사(大事)다.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 드는 사람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저절로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지도자를 꿈꾸는 인물들과 국민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가운데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상(像)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그에 맞는 지도자가 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선은 민주주의의 축제다.

대선까지 20개월이 남았다. 이제 잠재적 후보들은 국민 앞에 나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진면목을 보여줄 때가 됐다. 닫힌 정치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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