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평락]‘세계의 시장’ 변신한 中 대비해야

  • Array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최평락 전자부품연구원장
최평락 전자부품연구원장
중국과 산업기술 협력을 하다 보면 중국의 태도가 몇 년 전에 비해 사뭇 달라졌음을 느끼곤 한다. 과거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낮은 자세를 보이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지나치다 싶을 만큼 당당한 모습이다.

이 같은 중국의 변화는 급성장하는 경제력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단순히 경제규모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은 산업구조와 기술 측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다가섰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기술 중심의 미래산업으로 옮겨가고 있고 기술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그 배경은 ‘과기흥국(科技興國)’ 국가정책, 즉 정보통신과 신재생에너지, 의료설비 등의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계획이다. 이 전략에 힘입어 중국의 주요 산업 분야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부품소재 분야를 보면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0년 3.5%에서 2007년 10.2%로 높아졌다.

중국의 성장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에게 기회이기도 하다. 성장하는 만큼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중국과 새로운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선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중국은 200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했고 지난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중국산은 값싸고 질 낮은 제품이라는 단편적인 인식으로는 중국과의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둘째는 중국에 정통한 기술 분야별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과거에는 현지어만 구사해도 중국과의 비즈니스가 가능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 정도로는 성공하기 어려워졌다. 언어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 사회 등 각 분야에 정통한 전문인력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셋째는 중국에 있는 우리 동포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최근 국가급(級)으로 승격된 옌지국가고신기술산업개발구 등 조선족 자치기구와의 기술 협력 및 인력 교류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는 우리만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과거 협력관계가 자본을 매개로 했다면 이제는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야 가능하다.

이제 중국과의 기술협력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중국의 변화는 자국의 실리에 입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가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알고 대처한다면 더 많은 시장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평락 전자부품연구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