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철]阿진출에 정부지원 ‘쐐기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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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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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주콩고민주공화국 대사
김성철 주콩고민주공화국 대사
모든 투자에는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것을 아프리카 시장만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는 드물 것 같다. 천혜의 풍부한 자원에 더해 지구촌의 마지막 주요 시장으로서 세계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에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식민지 경영 국가들의 영향력이 다소 주춤한 틈을 비집고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중국이 선점에 나섰고, 아프리카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한 선진국들과 브라질 인도 등 차세대 주자들이 뒤쫓는 형국이다. 우리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 많은 성공 사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자금력 외에도 정치체제의 특수성으로 인해 정부가 투자와 관련한 전략적 결정을 하면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기업이 이를 따르기 쉽게 돼 있는 구조 때문이다.

서구 국가의 경우 개별 기업이 단기적인 리스크 요소를 감안하면서도 기업전략 차원에서 중장기적 투자가 필수라고 인식해야 진입한다. 우리 기업들은 서구 기업에 비해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중요성을 덜 심각하게 인식하고 눈앞의 이익에 좀 더 예민하다는 느낌이다.

우리 정부가 자원 확보의 필요성과 아프리카 인프라 시장 진출을 연계한 ‘자원-인프라 사업’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개발 원조를 강화하고 각종 기금을 마련해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돕고 있지만 아프리카 진출이 구체적인 결실을 얻으려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고개가 하나 있다.

우리나라의 건설 분야 기업들은 아프리카 인프라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원개발 관련 경험이 없어 누군가가 사업비를 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지만 이 분야의 경험과 자금력을 갖추고 선뜻 지원하는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이런 사업의 자원개발 분야에 참여한다면 문제를 쉽게 풀 수도 있는 만큼 국익 차원에서 자원-인프라 사업에 관여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진출은 구호에만 그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요즘 우리 대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 의지를 신문 지상에서 종종 접한다. 대기업들의 이런 발표가 진정성을 가진 것이라는 것을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아프리카가 리스크 요인이 사라지고 안전한 투자 지역이 되었을 때는 우리 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김성철 주콩고민주공화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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