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성종 강용석 처리, 정치권 도덕성 제고 계기돼야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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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80여억 원의 학교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강성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어제 처리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14대 국회 때인 1995년 뇌물수수 혐의를 받았던 당시 민주당 박은태 의원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민주당은 당초 불구속 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동의안 처리에 반대했지만 비리 의원을 감싸는 ‘방탄 국회’를 계속할 명분이 없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동료 의원의 신상에 관한 문제를 의사일정 합의도 없이 직권 상정해 처리한 것은 신뢰를 깨는 일”이라면서 “체포동의안 처리를 하루 연기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약속을 파기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합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설사 그런 합의가 있었더라도 불과 며칠 전 인사청문회에서 총리와 장관 후보자의 부도덕성을 소리 높여 질타했던 제1야당이 사학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소속 의원을 끝까지 감싸려는 것은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여야의 원만한 협조 관계’를 내세워 민주당의 ‘비리 의원 봐주기’를 방조한 한나라당에도 책임이 있다. 강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정치권이 비리 의원 처리를 놓고 서로 감싸거나 밀실 흥정으로 법치를 무력화시키는 구태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어제 의원총회를 열고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에 대한 당원 제명안을 의결한 것은 여론에 떠밀린 조치다. 더 늦췄다가는 ‘성희롱 전문당’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둔 7월 20일 언론을 통해 사건이 불거지자 곧바로 출당(黜黨)을 포함한 엄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두 차례나 결정을 미뤘다. 앞으로 정치권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도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결의를 다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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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강용석 의원이 자신의 성희롱 발언을 다룬 일간지 보도를 ‘거짓 기사’라고 비방하며 해당 기자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강 의원을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면 일단 고소부터 해 비판적 보도를 위축시키려 드는 것이 정치인의 습성처럼 돼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경우도 비슷하다. 국민과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정치인들이 고소고발로 언론을 길들이려는 그릇된 행태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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