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봉희]디지털 통한 지식보급, 국가가 관리를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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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도서관 관계자 3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이 주관하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가 지난달 10∼15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개최됐다. 도서관 동향과 도서관을 둘러싼 공동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매년 개최지를 바꿔가며 열리는 도서관계의 올림피아드 같은 행사다. 한국 역시 2006년 서울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올해로 76회째인 이번 대회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식의 공유’였다. 보통 지식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 정도로 이해되는 ‘오픈 액세스(open access)’는 출판된 과학적 연구결과물을 비용 없이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지하는 운동이다.

사회가 변화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식과 정보의 개념 역시 변화하고 있다. 문자의 발명을 거쳐 활자 인쇄술이 나오면서 책과 인쇄물은 정보를 담고 이를 전달하는 핵심 도구로 오랫동안 지식보급의 전령 역할을 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활자로 이루어진 정보와 지식은 예전만큼의 위상을 갖지 못한다. 읽고 쓸 수 있는 문해력만으로는 다양한 매체와 기호로 분화된 지식에 효율적으로 접근하거나 유용한 정보를 가려낼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오픈 액세스와 정보문해력(Information literacy)이라는 개념이다.

오픈 액세스가 중요한 이유는 점점 더 늘어나는 정보이용 비용에 따른 정보격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다양한 기술에 힘입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한번 구입하면 책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이용자에게 돌고 돌던 예전과 달리 디지털화된 정보는 정보를 이용하기 위한 디지털 장비부터 해당 디지털 정보에 부과되는 정보이용료까지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정보기기의 유무에서부터 정보의 접근이 차단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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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국내적으로는 국민이 도서관을 훌륭한 지식정보 접근의 관문으로 활용하도록 만반의 여건을 갖추어 개인의 정보접근 비용을 줄여주고 대외적으로는 선진 각국의 정보유통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국내의 지식정보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대학의 도서관은 해외 디지털 학술자료의 구입비용이 만만찮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도서관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전자자원을 효율적으로 구매하고 공동 활용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디지털 자료에 대한 서비스는 천편일률적인 전자책 패키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개별 도서관이 해결하기 어렵다.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통해 디지털 자료의 중복생산을 막는 일부터, 해외 학술자료에 대한 국가라이선스의 도입, 공공도서관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일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비하고 계획해야 한다.

인적자원이 미래를 위한 최고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에서는 디지털 지식정보자원의 공유와 정보격차 해소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이 더더욱 필요하다.

김봉희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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