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 寶庫’ 보건복지 고용 더 키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올해 6월 말 현재 병원 의원 보육요양시설 같은 보건복지 분야 취업자는 191만1000여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6만5000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에 전체 산업 취업자 수 증가분 105만1000명의 6분의 1에 해당하며 제조업(14만5000여 명)이나 건설업(14만2000여 명)의 신규 취업자보다 많다. 최근 5년간 보건복지 분야에서 생긴 일자리는 36만 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55%를 차지했다. 보건복지 분야가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라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노인 장기요양서비스나 보육료 지원 같은 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확대로 올 상반기에만 복지시설 분야에서 7만3000여 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병·의원은 3만6000여 명을 새로 고용했다. 10억 원의 매출 수요가 생길 때 제조업은 9.2명, 전(全) 산업 평균으로는 14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데 비해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43.2명,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16.6명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같은 대형 종합병원의 연간 매출은 1조 원 수준이지만 고용인원은 8000명 안팎에 이른다. 수조 원 매출에 수천 명을 고용하는 제조업이나 정보통신 분야의 대기업에 비해 고용 효과가 훨씬 크다. 제약 등 바이오산업의 동반 성장 효과를 감안하면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쏠쏠하다.

선진국에 비해 보건복지 분야의 고용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기준으로 보건복지 분야 고용비율을 보면 선진국이 15∼30%에 이르는 반면 우리나라는 4.8%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보건복지 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낼 여지가 아주 넓다는 의미다.

일본은 고용효과가 큰 의료 간병 건강 관련 산업을 신(新)성장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을 아시아의 건강 허브로 만들어 중국 한국의 의료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의료관광에 일찍 눈뜬 싱가포르나 태국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의료관광 등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세웠으나 성과가 미흡하다. 투자개방형 영리병원 허용 문제에 보건복지부가 반대하면서 이 분야 일자리 창출이 기대만큼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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