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봉철]실무형 CEO에게 중소기업청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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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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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로 사상 유례없던 상황을 맞았으나 정부가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펼쳐 한국은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한 나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중소기업 경영자로서 특히 해외 지사를 운영하고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매번 느끼는 안타까운 점은 중소기업을 위해 양적, 질적으로 훌륭한 정책을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먼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신뢰도는 중소기업청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본다. 기업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수요자 중심에서 만든 정책이 중소기업청을 통해 실행되는 과정에서 과연 중소기업 현장까지 전달되는지 지금으로선 의문스럽기만 하다. 정부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중소기업청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과 정책에 역행하는 낡은 조직의 틀을 깨길 바란다.

둘째는 정부 보조금의 효율성 있는 집행이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이 중소기업청 산하 벤처기업협회의 국고예산 낭비와 관련해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을 봤다. 필자도 벤처기업협회의 조직인 INKE 총의장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을 겸임한 시절에 국고 보조금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하게 쓰이는지를 봤다.

중소기업청 산하 여러 단체나 협회에 할당되는 국민의 돈을 헛되이 쓰지 않도록, 예방 차원에서라도 정부 부처는 실태를 다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때 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 우리 중소기업은 정부 정책을 체감한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청장은 CEO가 돼야 한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떠나 경제적 힘의 균형이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서만 전문가형 CEO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중소기업청장의 리더십이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 정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루가 멀다하고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는 현장 중심 리더가 국가 경제의 실핏줄 같은 중소기업에 절실히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소기업청장 자리가 1, 2년 임기를 채운 후 새로운 자리로 옮겨가는 정거장이 아니기를 바란다. 대통령 못지않게 중소기업청장도 현장의 리더십, 실무형 CEO의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박봉철 코차이나홀딩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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