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지 스무트]해외석학과 연결망 구축한 WCU사업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시행하는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 참여해 공동연구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로부터 받은 지 1년이 넘었다. 세계적 석학을 유치해 한국 대학의 교육과 연구 풍토의 혁신을 꾀하자는 사업의 취지를 소개한 자료를 읽어 보고, 이 사업에 대한 이화여대의 지원 의지와 연구팀의 역량을 고려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 WCU 석학교수로 초빙돼 지난 1학기에 수업을 하고 연구 활동을 했다. 아름다운 캠퍼스와 강의실에서 총명한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고 다양한 강연을 하고 우수한 연구자를 만나 이야기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새로운 경험과 함께 기쁨을 느꼈다.

WCU 사업은 미래 국가발전 핵심 분야의 연구를 추진하고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기 위해 기초과학의 새로운 전공분야, 지식기반 서비스 및 신산업창출 기반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사업이다. WCU는 지난해부터 2012년까지 82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1차 연도에 36개 대학 154개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첫해에 노벨상 수상자 10명을 포함하여 세계적 석학 345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대학의 외국인 교원 비율이 3∼5%에 불과한데 WCU 대학원은 30∼40%나 된다. 대학현장의 교육과 연구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쇄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무엇보다 WCU 사업은 우수 해외학자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국 대학의 국제적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위상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WCU 사업은 지난해 8월 외국의 유수한 학회지와 3개 미국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면서 국제학계에 널리 알려졌다. WCU 해외학자가 진행한 수업의 수강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해외학자의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87%에 이른다. 연구뿐 아니라 교육 전반에 걸쳐 대학현장 분위기가 바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포천이 올해 선정한 200대 기업에서 삼성 40위, LG 69위, SK 72위, 현대자동차 87위 그리고 포스코가 199위로 나왔다. 세계 200대 대학 랭킹에서 서울대 47위, KAIST 69위, 포스텍 134위 그리고 연세대가 151위를 차지한 결과를 보면 작년에 비해 상당히 약진했다. 한국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한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에 비추어 손색이 없어 보인다.

WCU 사업 수행 경험의 결과로 버클리에 있는 동료들과 나는 한국에 대규모 연구소 설립을 제안할 계획이다. 가칭 버클리 한국 연구소에는 200명 가까이 되는 연구원이 생명과학, 친환경 에너지, 기초과학의 주요 세 분야에 대한 연구를 구상할 것이다.

생명과학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는 경제적인 효과를 바로 볼 수 있다. 생명과학은 합성생물학, 의학생물학과 약학에 집중될 것이다. 이 분야는 모두 중요하며 산업적으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연구 분야는 친환경과 녹색 에너지 그리고 기후변화 이슈에 중점을 둘 것이다.

한국에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WCU 사업을 통해 얻은 우리의 경험과 지속적인 공동연구의 활성화를 위해서, 또 한국의 연구 환경이 비교적 개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WCU 사업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 성공적인 장기적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수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일부에서만이라도 이런 규모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WCU 사업의 해당 분야는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조지 스무트 이화여대 석학교수 노벨 물리학상 2006년 수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